'품질경영'으로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 (254,500원 ▼4,500 -1.74%)가 성장세를 지속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 10%의 벽을 넘어서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일본 브랜드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춘 때문이다.
◇판매량 사상 최대= 현대·기아차는 2011년 미국 시장에서 모두 113만1183대를 판매해 점유율 8.9%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미국 판매가 1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점유율은 1.2%포인트 높아졌다.
현대·기아차 (104,800원 ▼100 -0.10%)는 아쉽게도 미국서 '빅5'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 1위는 점유율 19.6%(판매량 250만3797대)의 제너럴모터스(GM)였고 △포드(16.8%, 214만3101대)△토요타(12.9%, 164만4660대) △크라이슬러(10.7%, 136만9114대) △혼다(9%, 114만7285대)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판매 증가율이 2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최근 5년간 성장세를 봐도 그렇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8년 5.4%에서 지난해 8.9%로 도약해 매년 1.16%포인트씩 상승했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점유율 10%대에 안착할 수 있다.
한·미 FTA 효과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 2.5~25%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는데 부품 관세 4%는 FTA 발효 즉시 사라져 전반적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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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격 등 변수=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우선 미국 시장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미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1342만대로 지난해 1275만대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10.6%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말 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일본 브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에 따른 재고 부족은 이미 해결된 상태고, 토요타와 혼다는 주력 모델인 캠리와 시빅 등을 미 현지에서 생산해 엔고 부담을 넘을 방책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품질 경영'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책정한 R&D 투자는 5조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10.9% 늘어난 규모다. 2008, 2009년 3조원 대에 머문 R&D 투자는 2010년과 2011년 4조원대로 늘어났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둔화로 현대차가 어느 때 보다 내실과 품질을 다질 것"이라며 "일본의 반격을 어떻게 뿌리치느냐가 올해 미 시장 점유율 10%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