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 보장" 갔더니…헉, 폐점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2012.01.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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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프랜차이즈 유사수신 다시 기승

"아직도 투자 정보가 문자로 옵니다. 심지어 이효리 트레이닝복이 있으니 투자만 하면 대박이라며 꼬드깁니다."

프랜차이즈 유사수신 피해자 중 한 명인 함모씨. 피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그는 최근에도 몇차례씩 투자 유혹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프랜차이즈 유사수신 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지난 2011년 9월 관련 사건을 대거 적발해 수사를 마무리짓고 검찰로 송치했지만, 살아남은 독버섯들이 버젓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 창업상담 직접 받아보니…

지난해 말, 피해자 함씨가 알려준 창업컨설팅 업체 한 곳을 찾았다. 최근 그의 휴대폰으로 투자정보 문자를 자주 보낸다는 곳 중 하나였다. 함씨는 "이들은 사무실 이름이나 위치를 자주 바꿔가며 투자자들을 모집하지만, 결국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며 "대기업 또는 연예인 브랜드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고 법무사무소 등과 사무실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한다"고 전했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이 사무실은 1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을 만큼 규모가 꽤 크고 번듯했다. 전문 창업 컨설턴트라고 자신을 밝힌 상담사는 "사장님이 직접 운영을 하는 게 가장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다"면서도 "부업 형태를 원한다면 공동창업으로 매니저를 따로 두고 운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권했다. 상담사가 추천한 창업 가맹점은 모두 다섯 곳. 모두 일리커피, 더페이스샵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 브랜드였다. 장소는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나 마리오아울렛과 같은 복합쇼핑몰 내부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유사수신 행위이기 때문에 이는 사기다"고 주의를 먼저 줬다. 계약서 상에 수익률 보장과 같은 문구는 삽입하지 않는다는 얘기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곧이어 상담사는 매달 수익률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장이 어렵지만, 평균 수익률은 어느 정도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가 내세운 수익률은 대략 1억원을 투자하면 월 300만~500만원 정도였다.

♦ "말로만 보장"도 유사수신

그러나 확인 결과, 컨설턴트가 추천한 곳들은 창업 투자가 애초에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 그 중 하나였던 롯데마트 푸드코트에 입점시킨다는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본부에서 담당자가 직접 영업활동을 하기 때문에 창업컨설팅 업체를 통해 입점하는 경우는 없다"고 못박았다. 더욱이 영업활동 과정에서 예상 순익 금액은 전혀 언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상담사가 추천한 곳 중 하나인 명동할머니국수 마리오아울렛점도 봉원푸드 관계자는 "지난달 폐점한 곳"이라고 밝혔다. 공동창업 형태의 투자자 모집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다수의 관계자가 확인했다.

유사수신과 관련해 구두로 수익률을 언급한 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계약서 상에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더라도 구두계약 역시 계약이다"며 "때문에 유사수신 행위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구두 계약의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은 형사상 처벌을 받는 분명한 범법행위다"며 "금감원 측에서도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지만, 신종수법이 워낙 많아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예비 창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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