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장시간 근로 해법 업계 '표준'될까?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최경민 기자 2012.01.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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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로 해결 노사협상 새 화두될 전망… 주간연속2교대제 '산 넘어 산'

현대·기아자동차 (104,800원 ▼100 -0.10%)가 장시간 근로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해 자동차업계는 물론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생산 현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대부분 회사들이 주야 2교대제로 생산라인을 운영해 왔고 평일 연장근로와 휴일 특근도 상시적으로 이뤄져 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이 올해 자동차업계 노사협상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오는 2013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키로 한 것 역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발생하는 임금 삭감과 생산량 감소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아직 걸림돌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 장시간 근로문제 어떻게 해결하나
현대·기아차가 장시간 근로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 꺼내든 카드는 신규 채용이다. 올 3월말까지 900명 이상을 우선 채용하고 올해 안에 50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다. 전체 채용 규모는 현대차가 900여 명, 기아차가 500여 명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생산직 노동자를 100여 명 채용했고 기아차는 2007년 이후 생산직 채용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다.

이들 신규 채용 인원들은 우선 평일 연장근로와 휴일특근이 많은 현대차 전주공장과 울산공장, 기아차 화성공장 등에 우선 배치될 예정이다. 공정별로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생산라인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인력이 배치가 완료되는 3월 이후에는 현행 2교대 체제인 근무방식이 3교대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는 버스와 포터를 제외한 모든 트럭, 울산공장에서는 쏘나타와 그랜저를 제외한 전 차종이 생산되고 있다. 기아차 화성공장에서는 K5·7, 쏘렌토 등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노후설비 교체와 신규 설비 도입을 위해 3599억원(현대차 1741억원, 기아차 185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설비투자로 생산효율성을 높여 자연스럽게 근로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인기모델의 경우 다른 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간 물량이동을 허용하고 업무량에 따라 여유가 발생한 직원들을 일손이 모자라는 곳에 전환배치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주간연속 2교대 도입될까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3년까지 주간연속 2교대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추가 채용과 시설 투자만으로는 장시간 근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간연속 2교대는 노조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말 그대로 밤샘 근무를 없애는 것이다. 현재는 주간조(오전 8시~오후 7시)와 야간조(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로 나눠 10시간씩 작업하는 맞교대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가 되면 1조는 8시간(오전 6시30분~오후 3시10분), 2조는 9시간(오후 3시10분~오전 12시50분) 일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각종 수당이 줄어들어 임금이 깎이게 된다. 반면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노조에서는 임금 보전을, 사측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각각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같은 전제 조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세부사항에는 이견이 큰 상황이다. 임금 보전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해 줄 것인지, 생산량 보전을 위해 시간당 생산량을 얼마나 높일 것인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사전에 논의가 있었던 내용은 아니다”며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로 노동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임금보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향후 회사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 주 중에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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