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일양약품에 세계 4번째 백혈병신약 승인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0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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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골수성백혈병 2차 치료제로 허가…18호 국산 신약 탄생

식품의약품안전청이 5일 일양약품 (13,130원 ▲20 +0.15%)이 자체 개발한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에 대해 제조·판매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4번째 백혈병치료제이자 18번째 국산 신약이 탄생하게 됐다.

슈펙트는 이번에 글리벡 등 기존 백혈병 치료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인정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9번 염색체의 일부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바뀌어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이다.

일양약품은 2001년부터 백혈병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 10여년 만에 신약허가를 받게 됐다.



식약청 허가가 남에 따라 이 약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백혈병치료제가 됐다. 현재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는 전세계적으로 노바티스의 글리벡과 타시그나, BMS의 스프라이셀 3개 제품뿐이다.

식약청 측은 "미국 노바티스가 개발한 글리벡은 2001년 국내에 허가돼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됐으나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다른 치료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슈펙트의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실시하고, 안전성·유효성 심사 과정에서도 우선 심사 등 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이번 신약 개발을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지난 2006년부터 43억원의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했다.


식약청은 슈펙트가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백혈병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넓혀주는 등 질병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백혈병 치료제의 수입대체 효과 및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등 백혈병치료제의 수입규모는 5200만달러 수준이었다.

한편, 슈펙트는 이번에 글리벡과 같은 선행 요법으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거나 그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로 인정을 받았다.

일양약품은 앞으로 1년여의 임상시험을 거치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적응증을 추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양약품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 기존 치료제보다 주요세포유전학적 반응률이 2배 이상 높아 내성환자에 강한 효과를 나타냈고 부작용은 낮게 나타났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게 되면 기존 약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약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경쟁약물에 비교되는 뛰어난 효능과 경제적인 약가를 무기로 아시아 시장에 집중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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