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공장 건설, 마른 하늘에 날벼락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2.01.05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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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관세특혜 철폐…기아차 3공장 영향 불가피할 듯

중국에서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공장 설비 반입 때 관세혜택을 받는 것을 전제로 공장 건설을 추진해왔는데, 이 혜택이 갑자기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말 착공 예정인 기아자동차 3공장과 올 하반기 완공될 현대자동차 3공장 건설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상무부는 지난해 12월30일 해외 자동차 업체가 중국 내로 들여오는 공장 설비에 대한 관세특혜를 올해 1월30일부터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 자동차 공장 설비를 들일 때 내야하는 관세가 종전 7%에서 14~25% 수준으로 오르게 됐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내 자동차 시장이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중국 자동차 업계의 승용차 판매량이 1292만대로 전년 대비 5.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승용차 판매 증가율 8%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반면 중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2162만대로 지난해(1594만대) 보다 무려 36%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는 이에 따라 중국에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인 현대·기아차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설비에 붙던 관세가 이전의 2배 이상으로 뛰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말 중국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착공돼 2014년 하반기 완공되는 기아차 3공장 건설 사업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사라짐에 따라 기아차 (104,800원 ▼100 -0.10%) 3공장 건설에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반면 올해 완공되는 현대차 (254,500원 ▼4,500 -1.74%) 3공장은 이미 설비 반입이 상당부분 이뤄져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 외에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이번 조치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점유율 1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부터 5년간 중국에 154억달러를 투자해 2015년까지 현재 생산능력의 2배에 달하는 5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같은 기간 중국내 생산능력을 종전의 2배가 넘는 2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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