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2012년, 승천하는 용이 되길

머니투데이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2012.01.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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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2012년, 승천하는 용이 되길


어느 해라고 그렇지 않은 해가 있을까마는 작년도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한 해였다.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사건들이 일어났다. 동일본 대지진, 아랍의 봄, 유럽 재정위기가 연이어 터졌고, 빈라덴, 카다피, 스티브 잡스, 김정일 등 많은 인물들이 사망했다. 국내적으로도 많은 일이 있었다. 부자감세 논란,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안철수 신드롬 등 커다란 이슈들이 신문지면이나 SNS를 달궜다.

이런 국내외적 사건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의 삶에 투영되었다. 사회적으로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시대정신에 변화를 가져왔다. 소통 방식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가장 크게 바꾼 것은 정치 지형도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경제 부문에 끼친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무엇일까. 바로 고물가와 실업이다. 2011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정부의 지수 개편과 가격 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4%를 기록했다. 지수개편은 수치상의 착시만 가져올 뿐이고 가격 통제정책의 효과는 당국자가 한눈을 파는 순간 바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5% 내외가 될 것이다. 실업률은 지난 10월까지 3.5%가 공식적인 통계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10%대로 훌쩍 뛰어올라간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가 가장 경제적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것들이다.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을 때 가장 고통스럽다. 그 다음은 아마도 장바구니 무게가 줄어드는 것일 게다. 이 두 가지를 합산한 것이 경제적 고통지수라고 불리는 것인데 2011년에는 고통지수가 7.5%(10월 현재)로 2001년 8.1%, 2008년의 7.9% 다음으로 높았다. 더구나 공식적으로는 7.5%에 불과하지만 체감하는 바로는 그 두 배인 15%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청년층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분기를 정점으로 상승 국면이 꺾이고 4분기부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가장 어려운 저점을 통과할 전망이고, 하반기 이후에는 회복 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회복 속도가 너무 미약해서 침체 국면이 연장되는 느낌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2012년 새해에는 우리 정부가 물가와 실업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를 소망한다. 수치로만 잡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서민과 중산층에 영향을 미치는 조세나 준조세를 인하해야 한다. 주행세는 인하하거나 교통비 보조금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 KBS 수신료와 같은 공과금은 인상보다는 자체적인 비용구조 합리화를 통하여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 단기적인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건설 부문의 장기 침체로 인하여 일용직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 생활고로 인하여 자영업으로 나선 5060세대들에게도 일자리가 필요하다. 경기 침체기 이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나눠주는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를 만드는 복지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나눠주고 마는 복지는 우리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같은 복지라도 우리 경제에 사회적 일자리를 통하여 확대하는 것이 좋다.

대통령께서도 신년사에서 물가와 실업을 가장 강조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기 침체로 어렵게 시작하는 새해, 정부가 서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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