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北에 '서울-평양 축구대회' 공식 제안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1.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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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전 통해 남북관계 물꼬트면 중앙정부도 좋아"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에 '서울-평양 축구대회(경평전)' 개최를 서울시 차원에서 북한측에 공식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이라며 "그동안 추진해온 남북교류 협력사업 창구를 통해 평양시에 직접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시장은 내년 신년사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남북 화해무드 조성에 시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평전'은 지난 1929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총 8차례 열렸으며,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이후 38선 봉쇄로 무기한 중단됐다.

박원순 시장, 北에 '서울-평양 축구대회' 공식 제안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라도 경평전 개최는 필요하다"면서 "(경평전을) 제안하면 뭐하나. 중앙정부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경평전 제안에 대해 조금 주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해가 안간다"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즉각 조의 표명을 했는데 좋아서 했겠냐"고 반문한 뒤 "국익 때문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정부도 실리를 챙겨야 한다"며 "경평전의 경우 역사가 있는 스포츠니까 그런 걸로 물꼬를 트면 중앙정부도 좋고, 지금 단계에선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정부가) 이렇게 (남북관계를) 처리하면 경색단계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이 중국에 더 의존하고, 일본이나 미국에 더 개방하게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관계는 우리가 잘해야 한다"며 "평화의 유지관리는 중앙정부의 책임자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5일 김정일 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하는 이희호 여사와 만나 "남북관계를 새롭게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라며 "정부가 자치단체의 조의표명도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관계가 잘 이뤄진다면 시에선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경평전을 다시 개최하고, 서울-평양 교향악단의 상호교환공연 등을 추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시는 김정일 위원장의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는 대로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력 사업 모색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비용은 시가 조성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100억원식 조성된 기금은 현재 181억원이 남아있다.

시는 그동안 총 15차례에 걸쳐 수해구호(식량·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과 문화·학술교류 지원 등에 기금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취해진 '5·24조치'에 따라 남북교류 협력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3월부터 민간단체 차원의 지원과 종교계 인사 방북허용 등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어 내년엔 교류협력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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