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중국부자 미국 부자 넘는다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2.01.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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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2-2>

종칭허우(宗慶后) 와하하(娃哈哈) 회장. 올해 67세인 그는 재산이 680억위안(12조2400억원)으로 중국에서 2번째 부자다. 돈이 많다는 것만이 아니라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중국경영대사(大師)’로 불리는 점에서 더 유명하다.

가난한 5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돈벌이에 나서 42살이 돼서야 와하하를 창업한 종 회장. 생수와 탄산음료 및 통조림 등 1개당 이윤이 1위안이라는 전통제조업에서 550억위안(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과 112억위안(2조1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2010년 기준). 임직원이 3만명이나 되고 중국 500대기업 중 141위에 올라 있다.



종 회장의 ‘부자 스토리’는 96만명에 이르는 중국의 ‘1000만위안(약18억원) 장자’를 키워낸 메카니즘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은 인구가 13억4000만명에 이르는 시장이 있고, 3조2000억달러라는 돈이 있어 매일매일 부자가 탄생한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끝날 때마다 백만장자가 수없이 생긴다’는 미국보다 더 많은 부자가 더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이틀에 하나씩 점포를 열어 3년 안에 1500개 점포신설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낸 ‘쑤닝(蘇寧, Sunning)’의 장진둥(張近東, 49) 회장, 중국 최초로 온라인 B2B 회사 아리빠빠(阿里巴巴)를 창업한 풍운아 마윈(馬云) 회장, 88서울올림픽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애국심과 체조스타를 적절히 묶어 체육용품 사업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비운의 스타 리닝(李寧, 49) 리닝그룹 회장, 중국 최대의 검색포털인 바이두(百度)를 창업한 리앤홍(李彦宏, 44) 바이두 회장 등….



‘누군가 먼저 부자가 되면 그 돈이 돌고 돌아 다른 사람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주석의 ‘시앤푸룬(先富論)’. 시앤푸룬에 따라 중국의 부자는 이미 하늘에 보이는 별보다 많아졌다. 중국의 부자들에 대한 조사연구를 하고 있는 후룬(胡潤)보고서에 따르면 1000만위안 이상의 부자가 2011년에 이미 96만명이나 된다. 올해는 100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1억위안 이상은 6만명, 10억위안 이상은 4000명, 100억위안 이상은 260명이다.

1억위안 이상 부자 중 기업주는 4만5000명으로 75%나 차지했다. 역시 큰 부자가 되려면 창업해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은 9000명으로 15%, 전업 주식투자자는 6000명으로 10%를 차지했다.

후룬보고서는 중국의 상위 1000대 부자의 평균 재산은 지난해 59억위안(1조62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위 50위 부자의 평균재산은 292억위안(5조2560억원)이나 된다. 1000대 부자에 포함되려면 적어도 20억위안(3600억원)은 있어야 한다.


이런 부자들은 사치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 세계사치품협회에 따르면 중국인이 2010년에 유럽에서 구매한 사치품이 50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안에서도 포르쉐 페라리 등 초고급 자동차를 흔히 볼 수 있고, 고가 시계 브랜드인 카르티에와 고가 여성용품인 루이뷔통 등은 중국 매출이 전세계 매출의 절반이나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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