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콘서트 열풍을 몰고 온 '마이크임팩트'가 지난 11월19일 연 '청춘페스티벌' 강연. News1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올해 토크콘서트 열풍을 몰고 온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29)다. 지난해 1월 창업한 국내 최초 강연 비즈니스 전문기업인 마이크임팩트는 1년 만에 강의를 들은 사람이 13만명을 넘고 5000여명의 명사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올해 연매출 3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 대표는 "사회적가치만으로 기업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사회적가치와 기업이익이 균형을 맞춰 1년 이내에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병호, 유수연, 션, 신해철, 노홍철 등 유명 강사를 초빙한 강연콘서트의 수준이 높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한 대표는 '거인의 어깨위에 서라'는 전략으로 수익모델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계획대로 수익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우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라고 역설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청기를 보급하는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보청기를 살펴보고 있다. News1
보청기 전문업체인 딜라이트는 올해 가맹점을 5개로 늘리고 연매출 15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25)는 지난 22일 '2011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본격 영업활동을시작한 딜라이트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1/3 정도 저렴한 가격에 보청기를 보급하면서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창업 준비에만 1년6개월이 걸릴 정도로 기획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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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반도체 응용기술력을 확보하고 카이스트와의 공동연구로 기술력을 갖췄지만 사회적기업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의심의 눈초리가 더 많았다. 김 대표는 "자선단체가 만든 물건 정도로 인식하는 탓에 막연히 기술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데다가 무상으로 달라는 곳도 있었다"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이라고 강조해봤자 대중과 소통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더욱더 '기업'에 방점을 찍게 됐다"고 털어놨다.
청각장애인인 기초생활수급자에게 34만원에 보청기를 보급하는 사회적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대중과 소통할 때는 철저하게 전문 기업으로 다가간 전략이 딜라이트의 성공비결인 셈이다.
이 외에도 인터넷언론 60여곳에 소셜댓글 플랫폼을 제공하는 '시지온' 역시 청년사회적기업으로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 김범진 시지온 대표(27)는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구도로 돌아섰다"며 "제품은 본래 기능을 충분히 갖춘 바탕 위에 사회적가치가 더해져야만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는 인식을 사회적기업가들이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배 청년사회적기업가들의 성공사례를 보면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 중인 후배들의 인식 또한 많이 달라졌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가치를 전파하는 잡지 발간을 기획하고 있는 조재호 '베네핏' 대표(25)는 "성공한 선배 사회적기업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면 '사회적가치'보다는 '기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베네핏 역시 가치전파형 잡지를 만들지만 수익은 마케팅 사업을 통해 거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네핏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마케팅 사업은 태양열세탁기 개발사업이다. 베네핏은 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물은 풍부한데 전기가 부족해 손으로 빨래를 하는 개발도상국에 태양열세탁기를 판매하는 일을 맡을 계획이다. 현재 태양열 패널을 생산하는 한화와 협상 중이다. 조 대표는 "대기업은 친환경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이미지를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베네핏은 사회적가치를 수행하면서 이익도 거두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청년사회적기업 323개팀이 모여 '2011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중간성과 발표대회'를 가졌다 News1
올해 1월 출범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가 청년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비롯해 19개 위탁운영기관은 심사를 거쳐 총 323개팀을 청년사회적기업 지원팀으로 선정하고 올해 5월부터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총 112억원으로 창업팀 사업내용에 따라 3000만원 이내에서 차등 지원한다.
지난 20일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관으로 전국 323개 청년 창업팀과 선배 청년사회적기업가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를 가졌다.
늦었지만 정부가 청년사회적기업 육성에 나선 것을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는 "정부는 창업을 독려하면서도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컨설팅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사회적기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후배 사회적기업에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제안했다.
청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모티브하우스' 직원들이 교육프로그램 개발회의를 하고 있다.. News1
지원금 지원과 동시에 정부가 사회적기업의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한동헌 마이크임팩트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동정의 눈빛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며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이 '기업'의 기능이 우선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1세대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사회복지 예산사업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수혜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내년부터 지원금이 중단되는 사회적기업들이 200여개로 늘어나면서 자생력을 갖추는 것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사회적기업협의회 김인선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기업의 정체성을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아쇼카재단'처럼 민간재단이 사회적기업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사회적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청년사회적기업 운영위탁기관인 '씨즈' 이은애 대표는 "아쇼카재단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3년 동안 연 5만달러(5700만원)을 지원한다"며 "사업아이템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에게 직접 투자하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 인해 수십 개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하는 등 효과가 더욱 직접적이고 장기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방식을 찾고자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안현태 홍보과장은 "청년사회적기업가들에 대한 지원이 1년 뒤면 일단 끝난다"며 "이후 간접지원 방식으로 사후관리를 하되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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