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방인권 인턴기자 =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산타로 변신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충신동 한 가정집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https://thumb.mt.co.kr/06/2011/12/2011122319503453652_1.jpg/dims/optimize/)
"경석이, 경아. 내년에도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또 부모님 말씀도 잘 들어야한다. 그럼 내년에도 산타할아버지가 올게."
23일 저녁 6시 박 시장은 '몰래산타 기획단' 대학생 8명과 함께 일일 산타로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경석이네 집을 찾았다. 연말을 맞아 박 시장이 준비한 '무박 2일 현장 활동 및 점검' 일정 중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노원구에 위치한 104마을에서 연탄배달 등을 하면서 '희망온돌 프로젝트 무박 2일 현장점검' 일정을 시작했다.
104마을은 1967년 도심 불량주택 및 청계천 정비사업으로 철거민들이 이주해 형성된 마을로 가파른 언덕에 열악한 주거 환경 탓에 소위 '달동네'로 불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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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이 마을에 거주한 신동희(69)할머니는 박 시장의 방문에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면서 연탄난로에 물 주전자를 올렸다.
이날 박 시장은 신 할머니의 집 창문들에 비닐을 씌우는 등 방한 작업을 도왔다. 박 시장은 함께 작업을 돕던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시장·의장 임기 마치면, 같이 사회적 기업 하나 만드시죠"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오후에 들어서면서 박 시장은 주로 주거불안 이웃이나 아동 교육 관련 기관 등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다양한 만남을 통해 박 시장이 가장 강조한 대안은 '풀뿌리'였다. 보다 작은 단위에서부터 이웃에 대한 나눔과 관심이 커져서 큰 행정기관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촘촘히 메워야 한다는 것.
김은영 다솔지역아동센터장은 "행정상으로는 식사 지원이 필요 없는 대상에 속하지만 현실에서는 밥을 굶는 아이들이 꽤 있다"며 아이들 식사 지원 사각지대에 대해 토로했다.
김 센터장의 의견을 들은 박 시장은 "공부방이나 통반장 등 현실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잘 아는 이들이 주축이 되도록 급식위원회를 현재 구 단위보다 더 작게 만들어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지역주민들의 참여로 복지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는 푸른시민연대를 방문한 박 시장은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은 지원 사업에서 '혈관'단계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라며 "행정기관이 자발적 활동가들의 명예를 높이고 네트워킹을 도와주는 등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영등포 고시원, 노숙인 희망지원센터, 한부모 복지시설 등을 방문하면서 24일 오후5시까지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희망온돌프로젝트는 박 시장이 지역의 봉사단체와 일반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 등 민(民)과 관(官)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시작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