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 제약종목이 국내외 영업환경 악화 우려로 고꾸라지는 상화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녹십자였기에 최근 급락세는 더욱 눈에 띄었다.
녹십자는 지난 13일~20일 기간 6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며 주가도 17만2000원(12일 종가)에서 13만8000원(20일 종가)으로 19.77% 급락했다. 지난 7월 이래 5개월여 유지해 온 코스피 의약품업종 시가총액 1위라는 타이틀도 유한양행 (145,400원 ▲19,900 +15.86%)에 뺏겼다.
의약품 업종은 △정부의 약가인하 규제로 내년부터 당장 실적타격이 우려된다는 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미국 제약사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업황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점 등 우려요인 때문에 약세가 지속됐다.
반면 녹십자는 △다른 대형사에 비해 약가인하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 △독감제제 및 혈액제제 수출 등 해외시장 매출기반이 견고하다는 점 등 장점이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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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주가가 이달 들어 돌연 주가가 곤두박질친데는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21일을 기준으로 한 증권사들의 실적전망 평균치(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녹십자의 매출은 8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늘고 영업이익은 1194억원으로 31.5% 증가하며 당기순이익은 925억원으로 같은 기간 34.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B증권사 연구원은 "남미 독감백신 매출 예상치가 당초 30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로 줄고 남미 독감백신 입찰 전체 규모도 1억달러에서 5000만달러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매출 증가치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년 해외 임상진행 등 이유로 연구개발 비용이 200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녹십자 관계자는 "매년 연구개발비는 늘었던 만큼 내년도 비용지출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수년 후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