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中주석 주중북한대사관 조문 서두른 이유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2.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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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중국 "북한 외풍 막아줘야, 영향력 포기=국익 저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오전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김정일 사망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 또 중국 언론들은 ‘김정은 영도’를 부각시키며 중국이 북한의 외풍을 막아주어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뒤 중국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후 주석이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발표된 다음날 오전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한 것은 북-중간 우호관계가 매우 공고하다는 점과 함께 중국이 북한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김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당일인 19일 오후,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등 4개 기관 명의로 조전을 보내 “김정은 영도 체제를 인정하고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문제를 다루는 환치오스빠오(環球時報)는 20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과도기를 맞고 있는 북한에 믿을만한 지지 국가가 돼서 외풍을 막아줘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다른 나라들이 북중 협력관계를 흔드는 걸 내버려두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면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고위 관리들이 적당한 명분을 찾아 서둘러 북한을 방문해 특수한 시기에 북한의 새 지도자와 소통해야 한다"며 "중국은 러시아 한국 미국 일본 등에 북한의 상황과 중국의 입장을 통보하는 식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또 이날부터 김정은에 대한 보도를 늘려 ‘김정은 권력승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 CCTV 13번 뉴스전문채널과 4번 국제채널 등은 뉴스시간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톱기사로 다루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별도 아이템으로 뽑아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서 후계자로 부상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환치오스빠오는 "김정은이 젊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들이 앞으로 북한의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중국의 단둥(丹東)에서 이뤄지던 북한 관광이 20일부터 전면 중단돼 매일 오전 단둥에서 신의주로 출발하던 관광열차도 이날부터 운행이 중지되는 등 단둥과 북한의 교역이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산업 시찰이나 무역을 위해 중국에 나왔던 북한 무역상들도 19일부터 서둘러 귀국하고 있다”며 “29일까지 이어지는 애도기간 중 북한의 관공서와 무역업체들의 업무도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던 1995년7월에도 모든 업무가 정지돼 교역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처럼 북한 측 파트너로부터 애도기간에 공장가동이 중단될 수 있어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무역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서 단둥으로 가는 열차에 공안이 올라 일일이 신분증을 검사하는 등 중국 공안이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겨울관광 명소인 단둥의 온천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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