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포스트 후(胡) 시대의 중국을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2011.12.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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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포스트 후(胡) 시대의 중국을 대비하라


역대 중국 황제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치수(治水) 능력이었다. 황하강 주변에 전체인구의 70∼80%가 모여 살았기 때문에 황제는 잦은 황하강의 범람에서 백성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중국은 과거에는 강을 잘 다스리는 자가 황제였고, 요즘은 잦은 원자폭탄 실험과 지하자원개발로 지진까지도 잘 다스리는 자가 황제다. 현재 중국의 최고지도자 후진타오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정과 출신이고 원자바오 총리는 광산지질학과 출신이다.

중국은 내년 10월이면 정권이 바뀐다. 포스트 후(胡) 시대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일까? 최근 20년간 중국을 통치한 지도자는 모두 이공계 출신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두 문과출신이다. 주석으로 내정된 시진핑은 칭화대 법학박사고 총리감으로 알려진 리커창은 북경대 경제학박사다. 중국에서도 이젠 문과출신의 '가방 끈 긴 양반'들의 시대가 된 것일까?



할아버지 등소평이 돈 벌고, 아들 장쩌민이 책 사고, 손자 후진타오가 G2로 출세했다. 그간 모은돈으로 G2 반열에 올라선 증손자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이제 돈을 쓰는 시대다. 그런데 돈은 불과 같다. 잘 관리하면 더 없이 고맙고 편리하지만 잘못 관리하면 온 집안을 홀랑 태우는 화마로 돌변한다. 중국의 미래 20년은 중국이 G2에서 G1으로 가는 기로다. 또 중국의 미래 10년은 전세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핫머니와 이기느냐 지느냐의 전쟁의 시기다. 돈 관리의 능력이 새로운 지도자의 필수요건이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중국이 현재 소득수준인 구매력기준 인당소득 7000달러에서 1만달러대를 넘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소득수준에 맞는 사회인프라다. 그 인프라는 산업구조, 분배, 시장경제제도가 모두 포함된다. 개인기, 소위 인치(人治)로 통치하면 3등이고 시스템, 법치(法治)로 하면 2등이고 문화, 문치(文治)로 하면 1등이다. 중국경제의 설계사로 칭송 받는 등소평의 유지를 이은 중국의 3,4세대 지도자는 모두 이과출신이고 내년에 등장할 5세대 지도자들은 문과출신이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외환보유고, 최고의 성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전세계 핫머니가 호시탐탐 노리는 시장이다. 중국의 최대 리스크는 분배도, 성장둔화도, 소수민족의 봉기도 아니다. 번 것의 50%를 저축한 중국내부의 돈과 이를 노리는 이보다 10배는 더 큰 핫머니가 들어오면 중국은 '돈의 열기'로 터진다. 중국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금융시장 개방을 계속 미루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무기로 하는 전쟁에서는 휴전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이 있지만, 돈으로 하는 금융전쟁은 한번 터지면 엔터 키 하나로 끝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치(文治) 20년의 새로운 시작이 내년부터 시작된다. 날아오르는 용의 등에 올라타면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하늘구경을 할 수 있다. G2에서 G1의 등용문에 선 중국의 옆에 있는 한국이 이 기회를 잡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왕세자의 책봉까지도 눈치를 보았던 중국의 조공국가로 떨어질 수도 있다. 포스트 후(胡)시대, 당장 눈앞의 중국의 미래 5년이 중요하다. 한국은 중국의 갈 방향을 미리보고 그물을 쳐야 한다.

향후 5년 중국은 7대 신 성장산업과 내수소비확대에 모든 걸 걸었다. 중국의 기관에서 나오는 2012년 전략보고서에는 '7대 신성장산업'과 '신소비'가 핵심 키워드다. 우리는 보조금 끝난 가전과 자동차에 미련 두고 차화정을 그리고 한국이 잘하는 빙과류와 라면을 중국의 소비라고 열심히 주장한다. 그러나 후진타오 시대는 차화정과 빙과류, 라면업종이 한국의 수혜업종이었지만, 포스트 후(胡)시대는 달라진다.


후진타오 이후의 중국의 정책변화, 중국의 소비패턴의 변화,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금융의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대응하면 대박이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긴축완화여부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다. 중국의 긴축완화는 물가가 떨어진다고 완화할 그런 단순한 일차방정식이 아니다. 2012년에는 포스트 후(胡)시대의 중국의 정치, 중국인의 소비문화, 중국의 금융전략을 연구하고 한국의 대중국 전략의 큰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액션플랜을 빨리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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