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학원 "2013년 세종시 이전" 신입생들 반발

머니투데이 성세희 기자, 배준희 기자 2011.12.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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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합격생들 "세종시 가면 통학 불가" 분통

2013년 세종시 이전을 앞둔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제정책대학원이 내년도 신입생 선발과 관련해 학습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KDI의 세종시 이전에 비해 부설 대학원의 경우 함께 옮겨진다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아 이를 모르고 지원했다 합격한 학생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을 포함한 지원자들 대부분이 서울 거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등록을 대거 포기할 경우, KDI 대학원이 내년도 학사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일 KDI 대학원에 따르면 대학원 측은 최근 2012학년도 정책학 및 개발정책학 분야 석사·박사과정 합격자 150여명을 발표하고 이메일로 2주안에 등록절차를 밟을 것을 통보했다.

KDI 대학원은 주간 및 주말·야간 과정을 운영 중이다. 5학기· 2년 과정의 주말·야간 과정은 서울 거주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주로 지원하며 등록금은 모두 2800만원이다.



KDI 대학원 합격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번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대학원도 2013년 말, 세종시로 옮겨간다는 사실을 지원자들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았던 것이 발단이 됐다.

KDI 대학원에는 대부분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 및 직장인들이 지원한다. 때문에 대학원이 세종시로 옮겨가면 이들은 사실상 수강이 불가능하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근무를 마친 뒤 야간과 주말에 수업을 들어야 해 세종시로 옮긴다면 학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석사과정 합격자 정모씨(27·직장인)는 "11월 열린 입학설명회에도 참석했지만 그 자리에서 '세종시로 옮겨가니 지원 시 참고하라'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세종시로 옮겨가면 직장인들은 수강 자체가 불가능한데 어째서 단 한 마디도 고지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지원자도 "등록금을 내라고 메일이 왔는데 세종시로 가게 되면 등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DI 대학원 측은 "2013년 말에 옮겨갈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입학생들의 경우 2년 과정의 석사학위를 받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야간과정의 경우 내부적으로 서울에 두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대학원 측 설명대로 석사학위를 받으려면 내년 입학 후 단 한 번도 휴학하지 않고 2년을 다녀야한다. 야간과정을 서울에 존치한다고 해도 KDI 교수들이 주간에는 세종시에서, 야간에는 서울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앞서 KDI 대학원은 2009년에는 갑작스런 경영학석사(MBA) 과정 폐지로, 지난 6월에는 'G20 개발대학원'으로의 명칭 변경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KDI 대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사실상 야간과정은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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