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PC, 카메라 '제2의 올림푸스 사건 막으려면?'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12.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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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전문가 "휴지통에 버려도 복구는 시간 문제"…저장장치 데이터 영구삭제법

자료사진 ⓒ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이미지비트 제공


최근 중고 거래한 카메라 판매자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인터넷 상에 떠돌아다니는 일이 발생했다. 구매자가 카메라 메모리 카드의 데이터를 복구해 판매자의 사생활을 유출시킨 것.

이 사진들은 카메라 브랜드의 이름을 따 '올림푸스 사건'으로 불리며 P2P 사이트 등에서 배포됐다. 한 동안 '올림푸스'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상위 검색어에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중고 시장에선 디스크 포맷을 해도 '데이터 복구는 식은 죽 먹기'라며 "버리자니 아깝고 중고로 팔자니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된다"는 말이 오갔다. 물건 하나 잘못 팔았다가 개인 사생활 정보나 문건 등이 유출되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닌가.

저장장치에 담긴 데이터, 영구 삭제할 방법은 없을까.



7일 임수현 컴퓨터 엔지니어는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카드는 완전히 폐기하기 전에는 데이터 영구 삭제가 불가능하다"며 "복원 프로그램을 사용해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임 엔지니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개인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디스크 포맷'도 영구삭제 방법은 아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뿐 웬만한 데이터는 복구된다는 설명이다.

임 엔지니어는 "디가우서 등 소자장비(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등 저장 장치에 기록된 데이터를 파괴하는 장비)·를 이용해 데이터를 영구 삭제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장비 비용이 워낙 고가라 개인이 사용하기엔 어렵다"며 "개인 사용자에겐 쓸모없는 동영상 파일 등으로 저장 공간을 꽉 채워 넣으며 하드디스크 정보를 덮어 쓰기를 반복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덮어쓰기 작업은 일반 PC 100G 당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미국 국방부 권고 기준 3회 이상 실시해야 복구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운기 컴퓨터 엔지니어는 "원시적이지만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등 저장 매체에 물리적 충격을 줘 완전히 파쇄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 엔지니어는 "중고 판매를 한다면 인터넷에서 무료 배포되는 로우 포맷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3회 이상 포맷하는 게 좋다"며 "카메라의 경우 메모리칩은 빼고 판매하길 권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데이터 복구 및 삭제 업체에 의뢰하는 방법도 있다. 최 엔지니어에 따르면 업체 의뢰의 경우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업들이 대량 이용하는 편이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요즘 PC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중고 PC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복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중고 PC 등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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