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1년5개월만에 하락 반전했다는데…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12.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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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전세시장 진정국면…겨울방학 이사수요 움직이면 재상승할 수도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1년5개월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지만 세입자들의 마음은 영 불안하다.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가을이사철이 일찍 끝나면서 일시적 소강상태인 전세시장이 언제 다시 상승랠리로 돌아설지 알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전세물건이 넉넉지 않아 겨울방학 이사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셋값이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세 통계 오름세로 전환=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동구 고덕동, 송파구 잠실동 등 재건축 이주지역과 입주 2년차 신규아파트 밀집지역 등은 가격 안정세가 뚜렷하다. 최근 1개월새 전세금이 수천만원씩 올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단지도 있다.

지난 10월 4억원을 웃돌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이하 공급면적)는 최근 3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는 3억2000만∼3억3000만원짜리 전세물건도 있다. 잠실동 리센츠 109㎡는 지난 9월 최고 전셋값이 5억6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최근엔 5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대단지여서 동·층·향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만 인근 중개업소에는 전세금 4억원 초·중반대 물건도 등록돼 있다. 두 단지 모두 1개월새 전셋값이 평균 4000만∼5000만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전셋값 내림세가 두드러지지 않은 단지들도 오름세는 일단 멈춘 상태다. 서울 강북과 경기권의 전셋값도 진정되고 있다. 수개월간 오르기만 하던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멈추거나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 전셋값 1년5개월만에 하락 반전했다는데…


◇전셋값 상승랠리 멈춘 이유는=전문가들은 올해 가을이사 출발시점이 예년보다 앞당겨져 겨울방학 이사철을 앞두고 수요공백 현상이 두드러져 전셋값이 하락했다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조급증과 불안감이 심화돼 올해 가을이사는 예년보다 1∼2개월 빨리 시작돼 빨리 끝났다"며 "11월은 전통적 비수기인 데다 가을이사 수요가 겨울방학 이사시즌까지 이어지지 않아 전세시장이 일시적 공백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단기급등 지역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의견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전셋값 하락세를 주도하는 대치동, 고덕동, 잠실동 등은 수개월새 전세시세가 1억원 안팎 뛰었던 곳들"이라며 "전셋집을 찾던 수요 증가세가 수그러들면서 단기급등한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물량 감소 등 불안요인 많아"=최근 전셋값 하락세를 전세시장 안정국면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지난 5∼9월보다 덜하지만 전세물건이 여전히 넉넉지 않아서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전세계약 1∼2건이 싼 값에 체결됐다고 전세시장이 하락 반전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물건이 많지 않아 겨울방학 이사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전세시장 불안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15만8498가구로 올해 21만347가구보다 24.6% 감소한다. 이는 2008∼2010년 입주물량이 연간 30만가구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 입주물량도 10만가구를 겨우 넘는 등 예년보다 급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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