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생활주택 올인하는 리츠, "개미 손실 키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12.0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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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잃은 도시형생활주택<中>]바닥 헤매는 리츠株


- 안전 투자처는 옛말…'불신 팽배해진 리츠'
- 사업계획 잦은 번복·기대수익 불확실성 탓
- 자금모집 못해 영업인가 취소·철회 잇따라


도시형생활주택 올인하는 리츠, "개미 손실 키워"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주가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저금리 시대와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안전한 투자처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골든나래리츠는 액면가(500원)를 크게 밑도는 230원대에 머물러 있고 상장 후 기세 좋게 6일 연속 상한가에 오르며 1만2650원까지 치솟았던 광희리츠는 68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잦은 사업계획 번복 신뢰도 하락 원인
이처럼 리츠 주가가 맥을 못추는 원인으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실패 △투자자 불신 △부동산경기 불황 등이 꼽힌다.
도시형생활주택 올인하는 리츠, "개미 손실 키워"
 현재 상장된 자기관리리츠는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을 주사업으로 한다.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주택사업자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되자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자기관리리츠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아파트 등에 집중하고 분양실적의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된다.

 실제로 잦은 사업계획 번복으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광희리츠의 경우 지난달 28일 당초 계획한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을 접고 다른 사업지 물색에 나섰다.
도시형생활주택 올인하는 리츠, "개미 손실 키워"
토지 매입가격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서다. 이코리아리츠도 부산 민락동의 도시형생활주택 매입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8월 소형 오피스텔로 변경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자 가격을 내리는 사례도 있다. 골든나래리츠는 거제 주상복합 개발사업에서 도시형생활주택 134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790만원에서 728만원으로 낮췄다.


골든나래리츠는 주변 시세에 비해 고분양가라는 거제시청의 분양가 조정의견과 분양성과 악화를 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의 경상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줄였다. 주가 하락 재료인 만큼 투자자들에겐 악재다.

 골든나래리츠의 경우 지난 4월 은행으로부터 주식 653만주를 담보로 대출받았으나 대출금 상환에 따른 주식 반환을 해당 은행에서 장내 매도를 통해 건네줘 주가 하락 압력을 키운 요인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래 수익의 불확실성 커 작전세력 먹잇감 우려
그럼에도 자기관리리츠는 상장과 동시에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과열 기미가 보이기도 한다. 증권가에선 유상증자에 참여한 일부 세력이 주가 급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주가 상승을 부추긴 후 단기 차익을 거두고 빠져나오려는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코크렙8호와 15호 등 주로 대형빌딩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다른 리츠들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된다.

주식 전업투자자 J씨는 "자기관리리츠는 시가총액이 적고 미래 수익인 분양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기대수익을 부풀리기도 쉽다"며 "회사가 주식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작전세력에 좋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리츠 주가는 임대수익률 수준 안팎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이라며 "배당수익을 크게 웃돌 만큼 리츠가 미래 성장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임대수익률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마케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각종 관리비용과 세금 등을 감안한 보수적인 수익률을 제시하는 게 원칙"이라며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이 급증하는 점도 수요·공급 측면에서 임대료 하락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분양실적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불신 자금모집 불발 잇따라
다산리츠 사례에서 보듯 조직폭력배까지 개입해 주가조작과 횡령을 일삼아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는 등 불투명한 경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잠재된 것도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자금모집이 어려워 영업인가가 취소되거나 자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금영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사업 적정성에 문제가 있어 불인가 결정이 내려졌고 지난달 30일 으뜸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자진 철회했다. 와이즈맨자기관리리츠와 리츠엠알개발리츠, 베이스개발리츠도 6개월 내 최소자본금인 70억원을 모으는 데 실패, 인가가 취소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경기시장이 불안정하고 다산리츠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자금모집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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