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디커플링..美만 나홀로 이상 강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12.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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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탈동조화(디커플링)하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 제조업 지수가 11월 중국과 유럽에서 악화된 반면 미국은 이상 강세를 보였다.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1일(현지시간) 11월 제조업지수가 52.7로 10월의 50.8에 비해 약 2포인트 가량 개선됐다고 밝혔다.



ISM는 조사 대상자들이 전반적인 경기 여건과 정부의 규제, 유럽의 금융 환경 등에 대해 걱정을 표명하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신규 주문이 호의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몇 개월간 경기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조금 더 낙관적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11월 ISM 제조업 지수에서는 신규 주문이 56.7로 전달보다 4.3포인트 가량 크게 올라갔다. 생산 지표도 56.6으로 6.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인 유로존이 채무위기로 경기 둔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11월 수출 지수도 52로 2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도치이뱅크의 앨런 러스킨은 "이는 유럽 위기가 금융에 비해 무역 부문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된다면 미국 경제가 상대적인 탄력성을 유지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연합(EU)에서 경제정보를 집계하는 마르키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6.4로 전달 47.1보다 하락하며 29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존은 제조업 생산과 신규 주문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져고 일자리도 1년반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IHS 글로벌의 수석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하워드 아처는 "유로존 제조업 활동이 11월에 더욱 둔화되며 4개월 연속 위축됐다"며 "유로존이 올 4분기에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더욱 커지고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영국의 11월 PMI도 47.6으로 떨어지면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고 일자리 감소폭은 2009년 10월 이후 최대였다. 영국의 PMI는 두달째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을 하회한 것이다.

중국은 11월 PMI가 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밑으로 내려갔다. 중국의 11월 PMI는 49로 전달 50.4보다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수출 수요가 감소했던 게 제조업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국과 대만의 11월 PMI도 생산 위축을 보여주며 아시아 경제 전체가 둔화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마르키트가 집계하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1월에 49.6으로 전달 49.9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전세계 제조업 활동이 전반적으로 정체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마르키트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미국이 다시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이 또 다른 경기 하강 추세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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