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내년 말까지 5차례 인하, 긴축 본격적 완화?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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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인민은행 12월5일부터 지준율 20.0%로 0.5%포인트 인하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는 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1.5%에서 20.0%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금융긴축정책 기조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12월 이후 3년만에 처음인데다, 작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12차례에 걸쳐 6.0%나 인상한 뒤 전격적으로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은행의 대출여력이 4000억위안(약68조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증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일 오전 10시25분 현재(현지시간) 전날보다 70.02포인트(3.0%) 오른 2403.11에 거래돼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내년말까지 지준율을 5차례 인하해 19.0%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금융긴축정책이 완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2008년처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통화공급을 대폭 늘리는 금융확장정책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지준율 소폭 인하 등을 통해 시중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제한된 형태의 완화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지준율 인하 배경;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동시 하락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 카드를 커낸 것은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식고 있다는 우려와 소비자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이 1일 발표한 11월중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월보다 1.4%포인트 낮은 49.0으로 경기확장과 수축의 기준점인 50을 밑돌았다. 1분기에 9.7%를 기록했던 GDP성장률이 3분기에 9.1%로 낮아진 뒤 4분기에 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8%초반까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의 국채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제조업의 중심인 저장(浙江)과 광둥(廣東)성 등에서 중소기업들이 고금리 사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무더기 부도사태에 몰리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특히 중국의 11월중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4.5%안팎으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12월에는 3%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통화긴축정책 본격 완화 신호?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했지만 금융긴축정책을 본격적으로 완화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지준율 인하와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제한적 완화’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싱예(興業)은행의 루쩡웨이(魯政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제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도 점증하는 상황에서 지준율 인하가 단행됨으로써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중양차이징(中央財經)대학교의 궈톈용(郭田勇) 은행연구센터 주임교수도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화정책의 방향이 전환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도 높고 부동산 안정과 경제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통화긴축 정책은 더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다오쿠이(李蹈葵)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겸 칭화(淸華)대 교수도 웨이보에 “이번 지준율 인하는 유럽 국채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미조정에 속한다”며 “금융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리앤핑(連平) 지아오퉁(交通)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 인하로 은행들의 유동성 압력을 완화하고 거시경제의 안정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12년 말 전에 지준율을 5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가 최근 중국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계속 낮춰 2012년 말에는 19%로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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