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은 지난달 29일 모기업인 대림산업의 500억원 긴급 수혈을 받았다. 하지만 용인 성복지구 사업 등 미착 사업지에 대한 과도한 이자비용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지연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선수금 축소와 미수금 회수부진 등으로 유동성 부족이 확대되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이다.
모회사인 대림산업은 고려개발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009년부터 철구사업소 등 1558억원 규모의 자산매각 지원과 올해 자산담보부 대여약정을 통한 2000억원 자금 지원, 기타 공사물량 배정 등 총 3808억원 규모의 지원을 진행했다.
특히 PF 대주단을 포함한 금융기관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크레딧라인 축소와 회사채, PF 상환을 통해서 약 73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하며 고려개발을 압박해왔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농협으로 구성된 용인 성복 PF 대주단은 초기 4%에 불과했던 이자율을 금융위기 이후 최고 15%에 이르는 과도한 고금리로 변경하는 동시에 6개월간 초단기로 만기를 연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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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의 요구에 따라 고려개발은 1년간 2차례 만기연장을 했다. 2007년 10월부터 2011년 11월 현재까지 4년 동안 PF금액 3600억원에 대해서 이자비용 등으로만 총 1050억원을 지출해왔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문제가 돼 왔던 용인 성복 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서 채권단의 요청에 따라 용인 성복 사업 시행사와 관리형 토지신탁으로의 사업방식 변경을 위한 합의를 도출했다. 고려개발은 이를 바탕으로 대주단에 사업지 정상화를 위한 금리감면과 3년 만기 연장을 요청했지만 채권단과의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금융권이 PF대출 감축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앞으로 제2, 제3의 고려개발 같은 업체가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자구노력과 대주주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이 무차별적으로 자금줄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건설업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하면서 건설사들은 국내투자 부진에 따른 수주감소와 유동성 위기의 악순환에 직면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고려개발까지 포함하여 모두 25개사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40~50개사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려개발 관계자는 "채권 금융기관들과의 협조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서 성공적인 워크아웃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려개발이 현재 수행중인 공사는 대부분 관급 토목공사로 앞으로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려개발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공공 및 SOC 사업 등 토목분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면 단기간 내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