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는 속옷 한벌' 증시도 월동준비?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1.11.3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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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수의 '지수'이야기]

ⓒ뉴스1 제공ⓒ뉴스1 제공


'가을비 한번에 속옷 한벌'이라는 말이 있다. 가을비가 한번 올 때 마다 기온이 크게 낮아지면서 추위가 성큼 다가온다는 뜻이다.

11월의 마지막날인 30일에도 가을비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며서 몸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역시나 속옷 하나를 꺼내게 하는 가을비 답게 비가 그치고 나면 쌀쌀해질 것이란 예보가 있다.



11월은 가을, 12월은 겨울이라는 느낌도 있어 이번 비가 그친 뒤에는 정말 겨울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주식시장도 계절의 변화, 날씨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봄에는 황사수혜주, 여름에는 폭염수혜주 등등이 주목받는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겨울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모든 테마주가 그렇듯 '겨울 수혜주' 역시 난방에서부터 음식, 의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겨울이 되면 보일러 구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보일러 업체가 주목받고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이 난방을 하기 시작한다는 이유로 지역난방공사나 도시가스 업체들도 계절적 특수를 기대하게 된다.

겨울에 특히 수요가 많아지는 어묵을 생산하는 업체들이나 호빵, 캔커피 생산업체들도 '겨울 수혜주'로 분류된다. 겨울 의류를 만드는 모피업체, 발열내의 생산업체 뿐 아니라 겨울철 매출 비중이 높은 종합 의류업체들도 한파 효과를 누린다. 스키장을 보유한 업체에 실내 스크린 골프 업체 등도 추위가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이중에는 아직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앞서 반짝 추위가 찾아오거나 겨울철 추위 예보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들썩였던 종목들이 이미 상당수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실제 겨울철에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지 여부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 별미인 어묵을 생산해 '겨울 수혜주'로 꼽히는 한 음식료 업체의 경우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뚜렷한 계절성이 없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업체는 어묵과 맛살을 합친 매출 비중이 전체의 25%도 되지 않고 어묵 하나만의 매출 비중은 이보다 더 낮아져 겨울이라고 해서 눈에 띄는 매출 증가가 나타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막연한 기대감에 실제 계절적인 수혜 여부도 따져보지 않고 '겨울철 수혜주'에 투자했다간 한겨울에 몸도 마음도 모두 추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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