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신 협상 '안갯속', 지상파 다시 강경자세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1.11.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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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가입자당 280원 원칙 고수… SBS로 대표 바뀌면서 강경기류

지상파와 케이블(유선방송사업자·SO)간 재송신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측이 재송신료 문제에 대해 다시 강경자세를 보이면서 양측간 합의 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재송신 협상 결렬로 SO들은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지상파 디지털 신호 송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케이블 가입자들은 고화질의 지상파 HD방송을 못보고, 화질이 떨어지는 SD(표준화질)급으로 지상파를 보고 있다.



2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와 케이블 사업자들은 재송신 협상이 결렬된 이후 아직 공식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자 대표들이 개별적으로 연락은 취하고 있지만 다시 양쪽이 개선방안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언제 다시 디지털 지상파 재송신을 재개할 지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상파 디지털 재송신 중단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점에 무게를 두면서도 사업자들이 전향적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디지털 케이블 신규 가입자당 비용(CPS)을 100원선에서 논의해보기로 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지상파측이 종전대로 CPS 280원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 지상파측 협상 대표가 김재철 MBC 사장에서 우원길 SBS 사장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협상이 이전보다 쉽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민영방송인 SBS는 KBS나 MBC보다 더 강하게 경제적, 법적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종합편성채널 출범으로 방송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SBS는 독자적인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을 설립하는 등 수익성 극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김재철 사장의 CPS 100원 언급은 지상파 3사의 의견교환이 없던 것"이라며 "향후에도 지상파는 기존의 협상의지 CPS 280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상장사인 SBS는 지난 22일 4만4200원이었던 주가가 재송신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8일 4만300원으로 8.82% 떨어졌다.

한편 지상파 디지털 재송신 중단 사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에서 시정명령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정명령은 사업자들의 재허가 심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당장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가 나올 지는 의문이다.

방통위는 올해 4~6월 SBS와 스카이라이프 (4,935원 ▼25 -0.50%) 재송신 분쟁으로 48일간 스카이라이프가 SBS의 수도권 HD재송신을 중단했을 때에도 두 회사에 서면경고를 내리고 시청자 보호대책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데 그쳤다.



케이블측은 이 달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초부터 지상파 3사의 SD급(표준화질) 채널까지 송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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