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세력과 전쟁선언'..조만간 대규모 투자금 유치"

머니투데이 대담=오동희 바이오헬스부장, 정리=김명룡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기자 2011.11.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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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 초대석]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서정진 회장은 "대규모 자금을 이용해 소액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어 부당하게 이익을 보려는 세력을 그냥 두고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 정리가 되면 금융당국에 공매도세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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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회장은 "대규모 자금을 이용해 소액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어 부당하게 이익을 보려는 세력을 그냥 두고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 정리가 되면 금융당국에 공매도세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그동안 기다려온 임상 종료 소식을 전하기 직전 각종 루머와 뒤이은 공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셀트리온은 일부 외국계 투자자의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지는 시점에 공교롭게도 임상실패설, 분식회계설 같은 루머들로 홍역을 치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정진 셀트리온 (185,800원 ▲2,900 +1.59%) 회장을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셀트리온제약 (93,500원 ▲2,100 +2.30%) 본사에서 만났다.



서 회장은 약 3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셀트리온은 미래성장을 위한 준비가 돼 있으며, 외국계 투자자들도 그 의미를 파악해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 그와의 인터뷰의 상당부분은 공매도문제와 소액주주들의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셀트리온에 공매도가 집중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공매도라면 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루머를 퍼뜨리고 시세를 조작하고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죠. 사실 대주주는 주가가 오르내려도 큰 피해가 없어요.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큰 피해를 봅니다. 소액주주들을 눈물 흘리게 하는 공매도 세력과 싸우려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 셀트리온 주식의 공매도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십니까.
▶외국에서 공매도는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투자방법으로 사용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시장참여자들이 기관투자가 중심이기 때문에 근거 없는 루머로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일은 거의 없고, 그런 세력이 있다 해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요. 외국인들이 단시간에 대량매도하면 소액주주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팔아 손해를 봅니다. 이런 방법으로 일부 외국계 공매도 세력이 우리나라에서 이익을 많이 봤다고 합니다. 투기목적의 공매도는 소액주주들로 하여금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이라고 봅니다.

―소액주주들에게 애착이 크신 것 같은데요.
▶저도 중학생 때 연탄배달을 해야 할 정도로 집안사정이 어려웠습니다. 소액주주들의 경우 수천만원이 그 사람들의 인생이 걸린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80%가 주식에 투자하는 우리 시장구조에서는 금융당국도 소액주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공정한 룰이 지켜지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싸우시겠다는 건가요.
▶공매도 세력의 실체를 파악했고 어떤 불공정한 방법을 썼는지도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정리가 되면 금융당국에 공매도 세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인터넷에 루머를 올려서 소액주주들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네티즌 등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형사소송뿐만 아니라 민사소송까지 진행해서 그런 글을 올려서 부당한 이익을 보려는 것 자체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을 겁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돼 바이오복제약(바이오시밀러) 허가가 늦춰질 것이라는 소문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데요. 이 역시 공매도 세력과 연관이 있다고 보십니까.
▶회사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회사와 연관지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소문을 내는 게 얼마 전 악성루머가 돌던 것과 패턴이 비슷하다고 봅니다. 바이오시밀러사업과 한돚미 FTA는 큰 상관이 없어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는데도, 공장을 가동하는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9개 바이오시밀러 중 7개는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발효되기 전인 2015년까지 개발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 이후에 나오는 제품들은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 나오는 것이라 영향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셀트리온이 한미 FTA의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공식적인 회사 입장을 밝힌 상태고, 애널리스트들도 이같은 입장의 리포트를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정진 회장은 "투기목적의 공매도는 소액주주들에게 피눈물을 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인 것"이라고 말했다.<br>
↑서정진 회장은 "투기목적의 공매도는 소액주주들에게 피눈물을 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판매 승인이 나더라도 상업적인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동일한 규모의 임상시험을 거쳐요. 이것이 바로 케미컬제품과 크게 다른 점입니다. 임상자료가 있기 때문에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품질이 오리지널과 같은데 가격은 바이오시밀러가 훨씬 싸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하겠습니까. 우리 제품의 소비자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재정이거나 사보험으로 전문가집단입니다. 브라질은 `레미케이드'와 `허셉틴'에 정부예산이 연간 9억달러가 들어가요. 바이오시밀러를 쓰면 예산이 2억달러 이상 줄어드는데 값싼 바이오시밀러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임상시험이 완료됐는데,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외에 새로운 투자자들은 없나요.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온 외국계 기관투자가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레미케이드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종료로 바이오시밀러사업의 상업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투자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자금이 들어오면 내년에 출시 예정인 바이오시밀러 2개 제품의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해지고 다음 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며,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종료를 기점으로 회사의 본격적인 도약이 이뤄질 것입니다.

―앞으로 셀트리론의 임상 및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최근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모두 마쳤습니다. 12월 초에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임상시험도 종료됩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바이오시밀러의 상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판매 파트너사들과 내년에 매입할 바이오시밀러 물량을 확정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고요. 이 계약은 1년치 재고물량을 확정하는 계약입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계약을 통해 내년 매출을 확정짓게 됩니다.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차곡차곡 진행 중입니다. `리툭산'(림프종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는 곧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얼비툭스'(대장암 치료제)와 모든 독감바이러스 치료가 가능한 독감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구요. 세계 최초로 항체바이오시밀러를 내놓고 세계시장을 선점한다는 꿈은 점차 현실의 영역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 회장이 공매도세력과 싸우겠다고 했을 때 시장전문가들은 만류를 했다고 한다. 대주주는 피해가 크지 않으니 그냥 공매도 세력이 의도한대로 내버려두라는 것이었다. 그들과 전쟁에 나섰다가 자칫 대주주와 회사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그렇게 못 하겠다"고 답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눈감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 회장은 "소액투자자가 아닌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의 피해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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