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국토부 장관 "박원순 주택정책은 무늬만 親서민"

뉴스1 제공 2011.11.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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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후 실시하고 있는 주택정책은 친(親)서민정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울시민을 서울 밖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박 서울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정책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권 장관은 25일 오전 국토부 기자실을 찾아 "서울시장의 재건축 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시를 살기 좋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이 살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권 장관이 오전 7시경 출근길에 국토부 청사 1층에서 기자실을 찾아 이같은 비판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권 장관은 이어 "서울시 인구 1000만명을 수용하려면 주택 500만 호가 필요한데 지난해 서울시 주택 수는 340만 호에 불과하다"며 "서울시는 서민 주택을 늘릴 수 있는 장기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장관의 이같은 '작심 발언'은 전날 서울시가 밝힌 박 서울시장의 재건축 '속도조절론' 해명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문승국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24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2~4단지, 개포시영 아파트 등 4건의 재건축안이 모두 보류된 것에 대해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른바 '속도조절론'에 대해 해명했다.


문 부시장은 "재건축 수익률이 매우 낮아 재건축시장 자체가 침체돼 스스로 속도조절 하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재건축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공성을 고려해 임대주택 비율을 늘리고 녹지와 주민편의 시설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장관은 문 부시장의 '공공성' 부분에 대해 "주택공급이 충분하지 않은데 녹지율을 많이 확보하고 경관을 생각해 층수를 제한하면 주택 총량이 부족해져 결국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계층은 서울 밖으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 "박 시장이 서울시 경관이나 녹지만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이는 반(反)서민적 정책 아니냐"고 되물었다.

권 장관이 서울시의 재건축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지만 국토부가 서울시 주택정책에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현재 재건축 등 주택건설 인허가 권한이 모두 지자체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한편 박 서울시장 당선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이 4주만에 7400억원이 증발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일인 10월 26일(수)부터 11월 23일(수)까지 4주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11월 23일 시가총액이 75조35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 당일 시가총액(76조1004억원)보다 745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22조6026억원에서 22조1655억원으로 4371억원 줄어 감소액이 가장 컸다.

특히 강남구 재건축의 핵심인 개포동 주공1~4단지와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다.

개포동 주공1~4단지는 8조686억원에서 7조7772억원으로,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4조4869억원에서 4조3629억원으로 각각 2914억원, 1240억원이 감소했다.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이영호 소장은 “박 서울시장 취임 이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지난 16일 개포동 주공2,4단지, 시영 아파트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안이 보류된 것을 시발점으로 시장 분위기는 더 싸늘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아파트값도 15주째 하락세다.

계절적 거래 비수기 탓도 있지만 강남 재건축 매수세 급감도 주요인이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1월21~25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4% 하락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1%, 0.02% 떨어졌다.

서울은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졌고 일반아파트 역시 매수세가 실종됐다.

지역별로는 △강남(-0.11%) △강동(-0.10%) △송파(-0.07%) △영등포(-0.07%) △양천(-0.05%) △강서(-0.04%) 등의 하락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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