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그룹의 사활을 건 인수전에서 가까스로 승리해 하이마트를 인수한 최대주주인데 이제 와서 내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죠."-유진그룹 측 입장
그러나 유진그룹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진 않다. 유진그룹도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2007년 그룹의 사활을 걸고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승리한 만큼 하이마트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권리는 충분히 있다.
증권가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 경영권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누가 더 높은 지분을 확보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밝혔다.
만약 극단의 표 대결을 가정해 선 회장측과 유진그룹측이 맞붙는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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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표면상으로 들어난 지배구조로는 유진그룹이 표 대결에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그룹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31.3% 지분을 보유한 반면 선종구 회장 지분은 우호지분까지 포함해 약 28%에 달한다.
문제는 하이마트 주식을 보유한 또 다른 큰 손이 재무적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이다. 일부에서는 하이마트 주식 2∼9%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들은 유진그룹과 연합 전선을 펼 것으로 본다. 원래 하이마트 인수전에 유진그룹과 힘을 합쳐 참여한 만큼 마지막까지 유진그룹 편에 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만약 이들의 표심이 실제로도 유진그룹 쪽에 선다면 표 대결은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 회장측도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기 때문에 표 대결의 향배를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선 회장에게는 부실 투성이였던 하이마트를 오랜 기간 열정을 바쳐 정상화시킨 검증된 능력과 공로가 있다. 이 때문에 선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들이 선 회장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물론 양측이 표 대결이라는 극단의 방법 대신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갈등이 본질적으로 하이마트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냐는 사활을 건 싸움이기 때문에 어설픈 봉합보다는 진검승부로 확대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