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2850만원짜리 가방이 2시간만에 헉…

머니투데이 이명진 기자 2011.11.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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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공방 40년경력 이태리 장인 만나보니… 매장서 제작 판매서비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850만원 짜리 악어가죽백 금세 팔려
-행사 첫날 목표 50개중 절반이상 예약


'드르럭 드르럭, 뚝딱 뚝딱!'.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구찌매장은 평소와는 달리 미싱 소리와 망치질소리로 요란했다. 매장내부로 들어가 보니 가로로 긴 엠보싱 테이블, 재봉틀, 가죽스탠드와 각종 공구들을 다루는 외국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들은 이탈리아에서 방한한 구찌의 장인들이다. 구찌로고가 새겨진 갈색 앞치마를 두른 3명의 남자 장인들은 악어가죽을 긁고 자르고 연신 두드리고 또 붙였다. 그 옆에서는 여자 장인이 붙인 가죽을 재봉틀로 박는 작업이 한창이다. 정교한 예술 작품을 다루듯 장인들의 눈초리는 매서웠다. 매장 주변에는 이를 구경하는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구찌는 지난 21일부터 한국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매장에서 이태리 장인들이 직접 제품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구찌 브랜드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아티잔 코너'로 이날부터 열흘 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하는 한시적 프로그램이다.

아티잔 코너란 이태리 피렌체의 가죽제품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매장 안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전하면서 4인의 명장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그 자리에서 직접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다.



2009년 9월 나폴리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로마, 파리, 뉴욕, 도쿄, 오사카를, 올해는 싱가포르와 밀라노를 거쳐 한국에도 이번에 선보인 것이다. 이들 장인들은 뉴재키백, 뉴뱀부백, 구찌 1973백 등의 가방을 제작하고 구매제품에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준다.

이번에 방한한 장인은 29세부터 55세까지 15년에서 4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숙련공들로 구성됐다. 구찌코리아 측은 "이들이 작업한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돼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며 "이들은 구찌 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핵심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구찌 공방내 장인들 중 가방 제작에 투입되려면 보통 소재를 만지는 순간 가죽과 소재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며 "예를 들어 뱀부백의 손잡이를 5초 동안 열을 가해야 할지 10초 동안 열을 가해야 할지 등 순간에 감지할 정도의 기능을 요한다"고 덧붙였다.


ⓒ구찌ⓒ구찌
숙련된 장인이 가방 한 개를 만드는 시간은 평균 8시간~12시간이 걸린다. 행사 제품은 3분의 2를 미리 제작해와 나머지 3분의 1만을 매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평균 1시간~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구찌코리아는 "쇼핑중 방문해 주문을 하고 쇼핑 후에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제작중이던 백은 악어가죽으로 된 2850만원짜리 빨간색 '스터러백'으로 판매가 이미 예약된 상태였다.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행사기간 중 총 50여 개의 가방제작을 계획했는데 절반정도는 벌써 VIP 고객들로부터 구매의사를 받아둔 상태"라고 전했다.

아티잔 코너에서 작업하던 20여년 경력의 장인은 "하루에 평균 8시간 작업을 하는데 자신의 주력분야에 따라 1개~4개 정도 제품을 다룬다"고 말했다. 이어 "구찌 공방 내 최고령 장인은 60대 후반인데 그분만이 큰 트렁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코리아는 장인의 이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구찌코리아는 "큰 트렁크는 보통 주문형 오더 메이드(order made)상품이며 우리 돈으로 3억원 정도 하는데 중동의 갑부들이 많이 사간다"며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3억 원짜리 트렁크를 주문한 고객은 없었다"고 귀뜸했다.

악어 가죽백을 만들던 40년 경력의 장인은 "공방내 장인들은 평균 30대가 가장 많고 60대 후반이 되면 대부분 퇴직하는데 나는 15살부터 40여 년간 가죽을 만지면서 살아왔다"며 "나 스스로가 구찌의 퀼리티를 만들어 왔고 이제는 품질을 조정할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만든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이렇게 (아티잔 코너 장인팀의 일원이 돼)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며 밝은 미소를 보냈다.

또 "예전에는 14세~15세에 공방을 들어갔지만 요즘에는 이태리 젊은이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져서 18세~19세가 돼야 공방에 들어온다"며 "예전만큼 가죽을 만지는 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는 않지만 공방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과 흥미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아티잔 코너는 오는 24일까지 나흘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진행되며,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점, 내달 1일부터 사흘간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순회한다.

한편 이날 구찌는 한국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감안해 내년부터 한국에서도 MTO(Made To Order·주문 제작)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TO는 고객이 직접 가죽 모양, 컬러, 종류 등 디자인을 선택하는 서비스로 유럽과 일본, 중국의 구찌매장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매장에서는 '아티잔 코너'를 통해 구찌공방의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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