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英중앙은행, 유로존 위기 전세계 확산 경고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최종일 기자 2011.11.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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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막판 급락 요인.."美 은행 등급전망 악영향", "英 성장 타격"

신용평가사 피치와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이 16일(현지시간) 잇따라 유로존 위기가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피치는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는 영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각각 우려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가 이날 막판에 급락, 다우 지수가 190포인트 넘게 하락 마감하고 유럽 증시에서도 영국과 독일이 각각 하락 반전하는 등 불안감을 키웠다.



피치는 "유로존의 채무 위기가 시의 적절하게, 질서 있게 해소되지 않으면 미국 은행에 대한 광범위한 전망이 나빠질 수 있다"며 "네거티브 쇼크(negative shock)의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로 인해 미국은행의 등급전망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미국 은행들이 그리스·이탈리아·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의 국채와 이들 국가의 대형은행에 대한 보유량을 명백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지난 한 해 이와 관련 직접 익스포저를 줄여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순 익스포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신용부도스왑(CDS)을 통한 은행 익스포저 헤지의 유효성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머빈 킹 총재는 영란은행 인플레이션 보고서 발표 뒤 "유로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시장과 자산가격, 국채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화 완화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여러 분기 동안 성장은 지난 8월 전망보다 약할 것"이라며 "유로존의 (위기) 전개와 관련해 가장 극단적인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란은행 보고서는 "유로존에서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인 정책적 대응을 하게 되면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영국 경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반면 불확실성의 지속은 영국 성장에 대한 최대의 위험요소"라고 전했다.


영란은행은 또한 유럽이 현재의 시장 혼란을 막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킷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이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는 유로존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심지어 악화된다면 영란은행이 빠르면 12월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가격 부양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바클레이 캐피탈의 사이먼 헤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영란은행의 입장이 추가 완화의 명백한 신호라며 내년 2월께 적어도 500억파운드의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국의 성장 전망이 악화됐다며 물가 상승률은 앞으로 2년간 약 1.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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