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말고 세트 주세요"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1.12.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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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묶음상품이 매출 올려준다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점주와 고객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묶음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묶음 전략은 비용 절감과 고객층 확대, 경쟁력 향상에 효과가 높다.

햄버거전문점이 여타 패스트푸드(피자 또는 치킨) 매장보다 경쟁력이 있는 이유가 바로 세트메뉴 판매 때문이다. 햄버거전문점의 세트 메뉴는 매장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음료수를 세트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다른 음식점에 비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다.



매장에 유입되는 고객수는 한정적이다. 이럴 때는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묶음 전략이 필수. 하지만 단순히 객단가만 올리려고 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묶음 상품일수록 경쟁력을 높여서 고객에게 만족감을 줘야 한다.


착한고기 매장전경




뽕스밥 매장내부

◆묶어서 고객만족도 올리고 매출도 올리고

'크리니트'는 사무실과 레스토랑 등 실내 청소 전문업체다. 최근에는 실내 청소와 유리창 및 간판 청소를 패키지로 묶어서 제공하고 있다.


50~200평 규모의 매장이나 사무실의 실내 청소비용은 50~200만원 가량. 여기에 3개월에 1회씩 30만원에 서비스하는 유리창 및 간판 청소를 더한 것이다.

오훈 크리니트 사장은 "묶음 서비스는 경쟁업체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며 "청소 서비스는 인력 중심 사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력이 작업 장소로 이동할 때 비용(교통비, 식대 등)이 소요되는데 한번에 다수의 인원을 투입함으로써 20~50% 저렴한 가격에 더욱 충실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피부관리숍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묶음 서비스인 10회 단위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피부관리숍 '스킨포유'는 1회 4만~5만원 비용이 드는 피부관리 서비스를 10회로 묶어 1회 2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또 피부관리뿐 아니라 팔, 등, 복부, 발 등 전신 마사지와 얼굴 피부관리 상품을 묶거나 상체, 등, 복부, 팔, 발 마사지 패키지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동종업계에서는 20만~30만원을 호가하는 서비스지만, 이들을 묶어 15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묶음 전략은 고객층 확대와 고정비 절감, 경쟁력 향상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묶음 전략을 전개할 때는 유의할 점도 있다. 바로 박리다매에 의한 수익률 저하다. 묶음 상품은 단품보다 20~30%가량 저렴하므로 묶음 상품을 개발할 때는 정확한 손익 계산이 필수다.

또 묶음 상품을 계속 판매하려면 상품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묶음 상품은 원가가 낮기 때문에 첫 방문 고객을 늘리는 수단으로 이벤트처럼 활용하고 고객이 늘면 품질을 낮춰 단품 쪽으로 고객을 유도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경우 고객의 신뢰를 잃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차라리 묶음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성향을 분석한 후 단품 상품을 할인 판매해 만족도를 높인 다음 단품 쪽으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고정비 절감 위한 묶음 전략

묵음 전략은 고객 확보에도 적합하지만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절감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점주는 묶음 상품 판매로 재고 관리가 용이해져 상품 관리에 필요한 종업원수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음식점의 경우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만 하다. 식당의 매출은 오후 12시부터 1시에 집중되는데 세트메뉴는 메뉴를 고르는 시간을 줄여주고, 상품 판매량을 미리 예측한다면 음식 내는 속도도 줄일 수 있다.

100평 규모의 한우전문점 '착한고기' 광명하안점은 한우를 2~3인분씩 묶은 '한우 한마리'(800g) 메뉴가 전체 매출 중 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한우 한마리는 등심, 갈비살, 부채살, 제비추리, 차돌박이로 구성되며 가격은 6만5000원선. 또 젖소가 아닌 토종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1인분(200g)에 1만6000원선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꺼번에 즐길 수도 있다.

점주인 정동수 씨는 "가맹본사에서 매일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공급받는데 등심과 안심에 주문이 몰리기 때문에 부속부위(제비추리, 치맛살, 차돌박이 등)는 재고가 많이 남는다"며 "이를 모두 판매하고 신선한 고기를 고객에게 내놓는 데 묶음 상품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26평 규모의 갈매기살전문점(장비갈매기 신림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옥연 씨는 20년간 장사를 해온 베테랑이다. 조씨는 갈매기살을 포함한 부속구이를 600g 단위로 묶어 1만3000원에 판매하는데, 신림동 인근의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다. 그는 갈매기살 모듬 메뉴 판매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수준인데 단일 메뉴가 잘 나가니 재료 관리가 쉬워졌다고 전했다.


벨라빈스커피

◆고객층 확대 위한 묶음 전략

22평 규모의 프리미엄푸드카페 '뽕스밥' 길동점은 한달 전부터 면요리와 볶음밥, 샐러드, 원두커피를 하나로 묶은 메뉴를 출시해 직장인 위주의 고객을 가족 단위 외식 고객으로 넓혔다.
 묶음 메뉴는 3인 가족을 고려해 개발했다. 방문 빈도가 높은 30~40대 여성 고객 대부분이 한자녀를 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족 세트는 2가지 콘셉트다.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은 면요리 2가지, 볶음밥 1가지, 샐러드(탕수육)로 구성된 푸짐한 묶음 메뉴를 선택한다. 가격은 2만원으로 단품별로 주문하는 것보다 5000원가량 저렴하다.

주점에서도 묶음 메뉴를 통해 단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팔도요리주점 '행님아'에서는 묶음 메뉴와 단품 메뉴의 판매량이 절반씩이다. 9900원대의 저렴한 안주를 내놓는 이곳의 주 고객은 20대 젊은이들. 어깨동무(1만6900원), 한마음(1만9900원), 동네잔치(1만9900원), 이웃잔치(2만5900원), 우리들잔치(3만5900원) 등의 세트 메뉴는 따로 주문하는 것보다 30% 가량 저렴해 학과나 동호회 모임 유치에 유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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