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새댁' 같았던 박원순 시장 온라인 취임식 현장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1.11.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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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실 소개하며 내내 들뜬 모습···화장실·샤워실도 공개해

↑시장실에 마련된 휴식공간을 공개한 박원순 서울시장ⓒ서울특별시↑시장실에 마련된 휴식공간을 공개한 박원순 서울시장ⓒ서울특별시


마치 신혼집을 소개하는 '새댁' 같았다.

16일 취임 21일 만에 온라인 취임식을 가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 집무실을 공개하며 내내 설렌 모습이었다.

박 시장은 취임식에 앞서 시장실을 소개하며 시민이 자신에게 건넨 포스트잇 소원벽과 대한학교 학생이 그린 서울시 그림, 심지어 시장실에 마련된 화장실과 침실까지 '시원하게' 공개했다.



온라인 취임식은 오전 11시 시민이 시장에게 건네는 희망사항 영상으로 시작했다. 박 시장의 선거운동 모습과 시민의 소망이 담긴 영상이 끝나자 집무실 앞 복도에 서 있는 박 시장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는 "제가 서울시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나요"라며 운을 뗀 뒤 손으로 머리 위에 원을 그린 후 "이만큼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서울시장실이 시민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으니 시장실을 안내하겠다"고 말하며 박 시장은 시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 시장은 다섯명의 비서와 비서실장을 소개하며 "박원순 시장 비서하기 힘들 것이다. 얼굴을 보면 잠 못 잔 게 보이지 않나. 앞으로 일찍 집에 들어가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가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원순씨에게 바란다'는 내용의 포스트잇으로 꾸며진 벽. 박 시장은 "시장이 되면 이런 일을 해달라고 포스트잇으로 붙여서 나한테 준 것"이라며 벽을 가리킨 뒤 "시장 되면 늘 곁에 두고 보겠다는 약속 지켰죠"라고 웃어보였다.


이어 투표 인증샷을 모아 꾸민 박 시장의 얼굴 초상화와 예산안 발표 때 사용한 '박원순 대머리' 캐리커쳐를 소개하며 "대머리가 되더라도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의 시장실 소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책장, 책상, 책상 서랍, 지하철 벤치마킹 보고서 등을 연이어 소개하면서도 "보여드릴 게 너무 많다"며 설레는 눈치였다.

결국 박 시장의 시장실 소개는 '은밀한 곳'까지 이어졌다. 그는 "여긴 내밀한 공간이지만 시민에게 구경시켜주겠다. 들어와 보라"고 말한 뒤 시장실에 마련된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개했다.

화장실 옆에 마련된 휴식공간을 소개할 때엔 "과거 희망제작소에서 일할 때는 침낭을 깔고 잤지만 (잘 마련된 침실을 보면) 밤 새워 일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며 "그러면 공무원들이 집에 못가니 자제하고 있다. 몰래 땅굴 파서 들어오는 방법은 없나 생각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과 양준욱 시의회 부의장, 김상범 행정1부시장, 문승국 행정2부시장 등 9명을 방으로 초대해 취임식을 이어 나갔다.

취임식에 함께 한 허광태 시의회 의장은 "인터넷 방송을 통한 취임식은 역사적으로 처음인 것 같다"며 "박원순 시장의 시민을 향한 마음이 담아진 게 아닌가 싶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후 박원순 시장은 국민의례와 취임 선서, 취임사를 차례로 진행한 후 자리로 돌아가 실시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들어온 시민의 취임식 축하 인사를 소개했다.

박 시장은 온라인 취임식을 마치며 "좀 아쉽죠. 좀 서운하시죠"라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깜짝 이벤트를 합니다"라고 말한 뒤 '취임식 2부'를 위해 시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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