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에 점프통장까지… 불붙은 부산 분양시장

머니투데이 광안동·해운대(부산)=전병윤 기자 2011.1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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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 일대 외지 기획부동산 등 투기꾼 몰려들어

↑14일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 모델하우스는 월요일 오전 쌀쌀해진 날씨속에도 긴 줄이 늘어설 만큼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 모델하우스는 월요일 오전 쌀쌀해진 날씨속에도 긴 줄이 늘어설 만큼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쌀쌀해진 날씨 속에도 부산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 모델하우스는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줄이 긴 꼬리를 만들었다.

월요일이어서 주말에 비해 많이 줄었다지만 이날 하루에만 3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주변엔 이동식 중개업소인 일명 '떴다방'들도 방문객을 상대로 영업에 나섰다. 일부에선 투기꾼들이 '점프통장'을 들고 대규모 청약에 나서고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활황세를 주도하고 있는 부산의 청약 열기는 침체를 겪는 수도권과는 딴판이었다. 특별공급 청약 첫날을 맞은 해운대구 좌동 '래미안 해운대' 역시 내집마련을 하려는 청약자들로 아침부터 장사진을 쳤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보다 바다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살면서도 바다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산은 평지가 적고 산으로 쌓여 있어 바다를 바라보기 쉽지 않다. 특히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의 경우 광안리 해변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평지에 조성된다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부산시민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시어머니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찾은 백진주(32·가명)씨는 "광안리는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해 있지만 재개발이 쉽지 않아 아파트 분양이 없었다"며 "교통도 편리하고 시댁과 가까워 분가해서 살 집으로 생각해뒀다"고 말했다.

노부부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김희수(70·장전동)씨는 "아들하고 딸 결혼시키고 나니까 지금 살고 있는 162㎡ 아파트는 불필요해 작은 곳으로 옮기려고 한다"며 "조망이 마음에 들어 84㎡ A타입을 신청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부산의 대표적 주거지역인 해운대에 들어설 '래미안 해운대'는 이날 신혼부부, 다자녀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한 특별공급을 실시했다. 73가구로 물량이 적어 당첨을 지레 걱정하기도 했다. 전체 745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 공급은 421가구다.


거동이 불편한 국가유공자를 대신해 청약 신청을 하러 온 이 모씨는 "109㎡ 신청했지만 경쟁률이 높아 떨어질 것 같다"며 "할아버지가 평생 무주택자로 살면서 고생만 했는데 이번엔 당첨돼서 여생을 편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래미안 해운대' 특별공급 첫날인 지난 14일, 청약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이 개장 전부터 몰려 장사진을 쳤다. ↑'래미안 해운대' 특별공급 첫날인 지난 14일, 청약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이 개장 전부터 몰려 장사진을 쳤다.
이처럼 간절한 실수요자의 바람에 편승한 투기꾼들의 움직임도 관찰됐다. 외지에서 넘어온 기획부동산 등 투기업체들이 분양가를 띄워 지역 실수요자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불만이다. 투기꾼들이 가점이 높은 청약통장을 사서 당첨된 후 웃돈을 붙여 분양권을 되파는 이른바 '점프통장'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광안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원정 온 투기꾼들이 이번을 끝물로 보고 점프통장을 소진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며 "분양권에 대량 당첨된 후 자기들끼리 프리미엄을 올려놓고 현지인에 팔아 넘겨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실수요자에 전가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산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끝물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올들어 부산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9177가구로 지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한다.

광안동 포스코공인중개 정춘순 소장은 "서울과 달리 부산의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이서 신규아파트에 대한 매력이 여전하다"며 "공급이 일시에 몰리면서 주춤해질 수 있지만 광안동의 경우 4~5년간 사실상 신규공급이 끊겼고 최근 1~2인 가구 증가에 비해 중소형 공급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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