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 완성차 수출 절반 넘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경민 기자 2011.11.1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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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0월 부품 수출 192.6억불…2년 연속 완성차 수출 절반 초과

車 부품, 완성차 수출 절반 넘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자동차부품업체 S&T대우 (46,100원 ▼100 -0.22%)는 올해 자동차부품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6486억원이던 매출이 8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에 대한 의존도는 2005년 70%에서 현재 38%로 극적으로 낮아졌고 그 자리를 글로벌GM, 푸조, 다이하츠 등이 메웠다. 최근엔 독일 폭스바겐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모듈부문에서 보쉬와 델파이 등 글로벌 부품업체를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이 완성차 수출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완성차 수출의 16% 수준이던 부품 수출은 세계 수준으로 도약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제 '무역 1조달러 시대'의 핵심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았다.

◇부품 수출 완성차 절반 넘어=15일 코트라와 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완성차와 부품 수출을 합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558억6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4626억3700만달러)의 12%에 달해 선박, 석유제품, 반도체 등을 제치고 산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특히 이 기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92억6000만달러로 완성차 수출액(366억달러)의 52.6%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비약적 증가세를 보였다. 2001년 22억2300만달러 수준이던 부품 수출은 2010년 189억6200만달러로 759% 급증했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액도 이미 지난해 전체 부품 수출액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완성차 수출액과의 격차도 해마다 줄어들었다. 2001년 완성차 수출액의 16% 수준에 불과하던 부품 수출은 2005년 28%를 거쳐 2009년에는 42%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53%로 사상 처음 완성차 수출액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2년 연속 50% 돌파가 확실시된다.


◇핵심기술력 해외에서 인정=자동차부품이 무역 1조달러 시대의 중추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핵심부품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덕분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지난 10년간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공장 확대로 국내 부품 수출이 늘어난 부분이 크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외 완성차업체로 수출 확대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면 부품 수출의 도약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등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보태졌다. 회사별로는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사 현대모비스 (217,000원 ▲2,500 +1.17%)의 수출실적이 돋보였다. 현대모비스의 핵심부품 수출실적은 2009년 5억3000만달러에서 2010년 11억5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는 15억1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대상 업체와 품목도 질적 도약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2002~2008년 중국 화타이자동차와 난징자동차 등에 스티어링칼럼과 섀시모듈 등을 납품했지만 2009년 이후에는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 등에 오디오와 램프류 등을 수출했다. 건당 수주금액도 2000~7000만달러 수준에서 2억달러대로 늘어났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국내 부품 '빅3'로 거론되는 현대위아 (50,700원 ▼400 -0.78%)만도 (35,400원 0.00%)도 기술 개선을 통해 해외업체로의 수주를 늘리고 있다.



만도는 지난 2년간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업체에 부품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부터 닛산에 서스펜션을 공급하면서 일본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현대위아는 주력 제품인 CV조인트를 GM과 상하이자동차에 납품하며 르노와 계약을 위한 협상도 진행중이다.

◇중소 부품 수출확대도 기대=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부품 수출 규모가 완성차 수준에 육박하는 시기도 머지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최문석 자동차공업협동조합 수출입부문 팀장은 "해외 완성차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자동차와 거래중인 중소부품업체들에 주목하면서 중소 부품사들의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직속 계열사의 부품만 쓴다'는 기조의 붕괴가 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며 "중소 부품사들의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8월 일본 토요타가 본사에서 한국산 부품 전시회를 여는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며 독일업체들의 관심도 꾸준하다.

국내 대형 완성차·부품업계와 정부는 중소 부품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현지 '로드쇼'를 펼쳐 거래의 물꼬를 트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020년까지 전체 수출에서 소재·부품 수출비중을 5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 아래 최근 '소재·부품 미래비전 2020'에 자동차부품산업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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