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바닥…파리 날리는 '리츠'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11.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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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자본도 못모아 영업인가 잇단 취소…주가 약세도 지속

조직폭력배까지 개입, 횡령을 일삼는 등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최소 자본금 모집에 실패, 영업인가 과정에서 퇴짜를 맞거나 자진철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1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인가를 신청했던 리츠엠알개발리츠는 최소 자본금인 70억원을 모집하지 못해 영업인가가 취소됐다.



베이스개발리츠도 최소 자본금을 모으는데 실패, 최근 국토부로부터 영업인가 취소 결정을 받았다. 베이스개발리츠 역시 지난 5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36억원의 자금을 모았으나 후속 자금 모집에 실패해 결국 취소됐다. 펨코오피스제2호위탁관리리츠는 영업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는 영업인가 신청후 6개월 이내 최소 자본금을 맞춰야 한다"며 "최근 시장 상황이 불안정하고 다산리츠 사태 이후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자금 모집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뢰도 바닥…파리 날리는 '리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리츠의 규제 완화를 추진했던 정부도 다산리츠가 상장폐지되면서 정책 방향을 다시 규제로 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8월 '리츠 관리 강화방안'을 내놓고 부동산 감정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감정원의 자문을 받아 결정하도록 하고 사업대상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무화하도록 인가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또 자기관리리츠에 대해 자산보관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 가장납입 여부 등도 파악하기로 했다.

이처럼 리츠에 대한 감독과 인가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퇴짜를 맞거나 퇴출되는 리츠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져 상장된 리츠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골든나래리츠의 주가(9일 종가)는 272원으로 고점을 찍은 지난 7월18일(종가 497원)에 비해 거의 반 토막났다.

광희리츠는 상장 후 6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지난 7월21일 1만265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6610원으로 고점 대비 48% 정도 급락했다. 이코리아리츠 주가도 1만원으로 지난 3월18일의 1만3250원보다 25% 떨어졌다.


한 운용사 부동산펀드매니저는 "알짜 중대형 빌딩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으로 운용해도 연 수익률 10%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나오는 리츠를 보면 도시형생활주택이 인기를 얻자 시류에 맞춰 리츠를 만들어 상장시키고 주식 차익도 얻겠다는 전략인데 중소형 주택 공급 확대로 당초 약속한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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