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빼빼로데이, 참 애매합니다잉~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1.11.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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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1'이 여섯번 겹치는 날 올해 말고도 여럿 있어

ⓒ머니투데이 자료 사진.ⓒ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최근 유통업계와 제과업계에서는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한참입니다. 특히 올해 2011년 11월11일은 '11'이라는 숫자가 세 번 겹쳤다고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1000년에 한번 돌아오는 기념일이라는 겁니다.

빼빼로데이는 흔치 않은 자생적 '데이(기념일)'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경상도 지역 여중생들이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11일을 기념해 숫자 1과 모양이 비슷한 '빼빼로'를 선물했다는 것이 빼빼로데이의 기원에 대한 정설입니다.



1983년에 처음 나온 빼빼로는 롯데제과 대표 장수 제품 중 하나입니다. 초콜릿이 코팅된 스틱형 과자라는 독특함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빼빼로데이를 처음 시작한 여중생들도 아마 빼빼로의 독특한 개성에 끌렸을 것입니다.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같은 외국산 '데이'에 기죽지 않고 숫자 1이 네번 겹친다는 단순한 재미와 숫자 1의 외양과 빼빼로를 연결해 우리 고유의 '데이'를 만들어낸 여중생들의 호기심과 순수함이 인상적입니다.



이날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은 빼빼로를 만들고 있는 롯데제과 (24,850원 0.00%)가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면서부터입니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부터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빼빼로데이를 활용한 '시즌 마케팅'은 꽤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빼빼로데이를 앞둔 9월과 10월 빼빼로의 매출은 한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군요. 롯데제과 전체 매출에서 빼빼로와 초콜릿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이를 정도입니다.(2011년 반기보고서 기준)

경쟁사들도 빼빼로데이를 전후해 스틱형 과자를 선물용으로 포장한 제품을 내놓으며 시즌 마케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앞다퉈 빼빼로 마케팅에 나서며 '대형 빼빼로' '빼빼로 쿠션' 등의 유사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유불급일까요. 유통업계와 롯데제과에서 올해 빼빼로데이를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밀레니엄'이라면 1000년에 한번 오는 행사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1이 여섯번 겹치는 날은 2111년1월11일, 2111년11월1일이 있고, 11이 3번 겹치는 날이 100년후에 또 있습니다. 2111년11월11일입니다. 3011년11월11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참 애매합니다~.

롯데제과 측은 "100년을 기념하는 용어는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며 "기념일의 재미를 위해 11이라는 숫자가 반복되는 게 더 재미있지 않냐"고 합니다. '밀레니엄' 빼빼로데이, 이 용어 써도 되는지 '애정남'이 나서서 정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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