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TV사업본부장인 권희원 부사장이 한 특강에서 작정하고 한 발언이다. 이틀 만에 5000대를 사실상 완판한 이마트 '반값 TV'를 두고서다.
이마트는 TV상품을 공급해주는 '힘센 거래처' LG전자에 공식적인 정면 대응은 하지 않고 있지만, 고위 임원이 직접 나서 거친 네거티브 발언을 한데 대해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권 부사장의 독설을 두고 '오버'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마찬가지로 LG전자도 네거티브 발언을 하기보단 자신들은 왜 이마트TV와 같은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지 먼저 자문 해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은 권 부사장처럼 일일이 분해해볼 시간도, 기술도 없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저 부담 없는 가격에 잡음 없고 화면만 괜찮게 나오면 만족한다.
결국 이번 신경전은 앞으로 펼쳐질 유통업계와 제조업계간 '전쟁'의 예고편으로 판단된다. 유통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앞세운 자체 브랜드 전략은 식음료와 의류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이마트 냉장고', '이마트 자동차'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가격 싸고 품질까지 갖춘' 자체브랜드 마케팅은 이미 글로벌 유통시장에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내공'이 떨어지는 2·3류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의 힘에 밀릴 것이란 게 최근 경영학계의 전망이다. 제조업체의 경쟁 상대가 더 이상 동종업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마트TV 돌풍은 제조업체들이 새겨야 할 '교훈'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