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해균선장 소속 '비운의 삼호해운' 청산되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10.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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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조사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아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소속 선박이 두 번이나 피랍되는 불운을 겪은 삼호해운이 청산될 처지에 놓여졌다.

삼호해운은 최근 회계법인 조사 결과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25일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성도회계법인 조사결과 삼호해운의 존속가치는 1409억원인데 반해 청산가치는 1608억원이었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199억원 많아 청산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삼호해운의 1차 관계인집회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호해운의 자본총계는 2181억원, 부채는 4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삼호해운의 해상직원 200여 명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전체 체불 임금 규모가 약 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호해운은 일명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사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소속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 5월말 부산지방법원에 의해 법정관리 개시결정이 내려진 뒤 존속가치와 청산가치 평가 작업을 벌여왔다.



삼호해운은 소말리아 해적에 두 번이나 선박이 피랍되고 해운 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세가 추락했다.

지난해 4월 원유운반선 삼호드림호가 인도양 한복판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뒤 그해 11월 피랍 217일 만에 풀려났다. 삼호해운은 해적들에게 몸값 900만달러(1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에도 인도양 북부에서 삼호주얼리호가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청해부대가 출동해 선원들을 모두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교전 과정에서 석해균 선장은 총상을 입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삼호해운은 2009년 영업이익 100억원을 벌어들였지만 해적들에게 고스란히 빼앗기다시피 했다. 지난해에는 430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삼호해운은 두 차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계열사인 삼호조선도 부도처리 됐다.



삼호해운 관계자는 "회계법인 조사결과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며 "더 이상 (회생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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