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오피스 매매시장, 투자자가 없다

더벨 윤아영 기자 2011.10.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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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자 외면으로 자금 마련 난항...매매계약 해지 빈번

더벨|이 기사는 10월18일(17:1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 오피스 매매 시장이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침체 상태에 빠졌다. 오피스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매매계약이 무산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코크렙제8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REITs)는 지난 17일 G타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워터트리에이엠씨(AMC)와의 협상을 중단했다. 워터트리에이엠씨가 협상 만기일(14일)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코크렙제8호는 워터트리에이엠씨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19일 센트럴타워의 입찰에 이어 G타워의 매각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손해보험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리츠에 매각하려 했던 강남 그린손보빌딩도 매각이 무산됐다. 펨코오피스제이호위탁관리리츠는 880억원에 오피스 빌딩을 사려고 했지만, 투자자 모집 난항으로 결국 지난 13일 인가신청을 철회했다.



리츠업계에서는 이처럼 오피스 매매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오피스 빌딩의 투자 수익률이 낮아져 자금을 모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건설사, 저축은행 등 많은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사옥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 공실률이 높아졌고, 오피스 빌딩의 수익성이 떨어졌다. 매물로 나온 오피스는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실제 매매되는 건수는 늘지 않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지난 17일 10월 부동산 시장 보고서(Real estate market insight)에서 올해 상반기 서울지역 대형 오피스 빌딩 매매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상반기 오피스 빌딩 매매는 총 19건으로 2조원 규모가 거래됐다. 분기별 거래 건수는 각각 1분기 9건, 2분기 10건의 거래가 이루어져 분기별 4년 평균 11건에는 다소 못 미쳤다.

오피스 매매가 활발하지 않은 데에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부동산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오피스 매매 자본 분포 중 국내 자본이 89.5%로 압도적이다. 건수로 보아도 19건 중 외국자본은 2건에 불과하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 관계자는 "신규 오피스 공급이 늘면서 매매가는 올랐지만 전반적인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입주를 목적으로 하는 국내 기업 외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리츠시장의 영업인가 취소도 크게 증가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5곳인데 비해 영업인가가 취소된 리츠는 6곳이다. 영업인가 신청을 자체적으로 철회한 리츠를 합치면 10여 곳에 달한다.

영업인가가 취소된 가장 큰 사유는 최소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소 자본금 요건이 강화되면서 추가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에 대한 불안 심리로 모집이 쉽지 않다. 결국 자금을 제 때 마련하지 못해 매매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장 큰 문제가 매입할 오피스를 찾는 것이었다"며 "영업인가를 신청할 때면 투자자 유치와 매매계약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고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가를 받고도 투자자를 모으지 못해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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