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학 등록금인데 잘 몰라서…"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1.10.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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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LH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 접수 마지막날, 현장 '썰렁'

1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대학생 전세 임대 주택 2순위 접수 마지막 날이었지만 접수창구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의 전화도 드문드문 걸려왔다. 방문 접수처에 마련된 50여개의 대기좌석도 텅 비어있었다.

이날 첫 번째로 접수를 마친 대학생 이모군(22)은 "제2의 등록금일 될 정도로 대학생에 소중한 제도인데 전반적으로 홍보가 덜 된 느낌"이라며 "나보다 더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들도 많은데 (이 제도를 몰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접수 상담원 김모씨도 "비가 와서 평소보다 방문객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기대보다 접수량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14일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 2순위 접수 마지막날 한 학생이 상담원에 입주 상담을 하고 있다.↑14일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 2순위 접수 마지막날 한 학생이 상담원에 입주 상담을 하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지역본부에 접수된 건수는 총 249건. LH측이 서울·경기에 공급하기로 한 대학생전세임대주택이 370가구임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대 1도 안된다. 더욱이 2차 심사를 통해 서류상 자격미달자를 한 번 더 거를 예정이어서 실제로 이 제도의 수혜를 누리는 인원은 더 적어질 전망이다.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은 LH가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는 정책이다. 대학생이 전세로 살고 싶은 주택을 정해 통보하면 LH측이 전세보증금의 95%를 대신 내준다. 지원대상자는 남은 5%의 전세보증금과 전세보증금의 2%수준인 월 임대료를 LH측에 납부하면 된다.

예컨대 지원받는 학생이 전세보증금 7000만원 규모의 전셋집을 정해오면 LH가 이의 95%인 6650만원을 대납해주고 학생은 남은 보증금 350만원과 매달11만원(7000만원*0.02)정도의 임대료만을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이로써 기존 주거비의 70%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LH측의 설명이다.

이렇듯 저소득층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을 현실적으로 낮춰 줄 수 있는 정책이지만 현장은 예상외로 썰렁했다. 이모씨은 '홍보 부족'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이씨는 "보통 대학교에서는 장학금 제도 등을 고지하고자 저소득층 학생 DB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쪽에 부탁해 메일 한 통만 넣어줬어도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접수자 김모군은 "대학교 홈페이지나 학생 커뮤니티에 게시물 한 건만 올라왔어도 쉽게 홍보가 됐을 것"이라며 "다음번에는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을 통해 홍보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원기준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모군은 "현행 기준으로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미만이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식구가 6명인 우리 가족의 경우 월 평균 소득이 230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소린데 너무 타이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중앙일간지 두 곳에 모집공고를 냈고 대학측에 포스터를 보내는 등 홍보에 최선을 다했지만 학기 중이어서 그런지 지원자가 적었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부족한 점을 파악한 뒤 내년 2월에는 수정·보완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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