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5가지 착각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10.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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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에서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월가 점령 시위는 교통문제로 악명 높은 로어 맨해튼을 미국 경제 불평등의 상징으로 부각시켰다.

월가 점령 시위는 진보판 티파티일까, 마르크스주의로의 회귀일까? 월가판 중동의 봄일까, 아니면 히피들의 모임일까?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위드너가 11일 월가 시위가 미국 사회에 대한 5가지 착각을 정리했다.

1. 시위대는 무정부주의적이며 폭력과 공산주의를 지지한다
시위대의 대다수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학생이나 구직자다. 시위대는 후원금을 바라지 않으며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시위대는 기업의 특혜성 자금이 없는 민주주의적 과정을 회복하기를 원하고 있다. 시위는 한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2. 월가 점령 시위대는 요구 사항이 명확하지 않다
월가 점령 시위대가 여러 가지 명분과 요구가 뒤엉킨 항아리 같다는 지적은 맞다. 월가 시위대는 환경보호와 반전 평화, 근로자 권리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가 한결 같이 반대하는 것이 있는데 미국 전체 부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이 1%라고 부르는 수퍼 리치에 우호적인 시스템이다.

시위대가 월가를 근거지로 선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대형 은행들이 경기 침체와 고실업을 유발한 버블에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 고위 임원들은 깜짝 놀랄만큼 거대한 보너스를 계속 챙겨가고 있다.

예를 들어 몇 주일 전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서 해고된 샐리 크로체크와 조 프라이스는 총 1100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지난해 140억달러의 손해를 냈고 최근엔 직불카드 소유자들에게 매달 수수료를 5달러씩 부과하기로 하면서 쫓겨나는 임원들에게 이같은 거액을 챙겨주는 것이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다.


3. 시위대는 단순한 진보판 티파티다.
보수주의 시민운동인 티파티처럼 월가 점령 시위도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에 대해 걱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빚 문제를 정부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다. 버블이 터지면서 정부가 큰 부채를 떠안게 됐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4. 월가 점령 시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노린다
시위대 대다수는 오바마 행정부가 월가의 탐욕에 영합했다고 불평하고 있다.

5. 시위대는 은행과 대기업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이용하는 위선자다
월가 점령 시위대가 대기업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위선자는 아니다. 그들은 주택 압류와 과도한 임직원들의 보수 등 은행들의 부적절한 조치에 반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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