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사상최대 순익 은행 '배당 자제' 권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11.10.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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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들이 배당을 자제하도록 주문했다. 대신 순익을 위기대응용 준비금과 외화 유동성 확보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10월 10일자 1면 사상 최대 은행순익, 금고 비축하라 기사 참조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권혁세 금감원장은 전날 오후 우리, KB, 신한, 하나은행과 농협, 기업은행장 등 시중은행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은행권이 내부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권 원장의 주문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맞물려 배당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권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최소화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에앞서 시중 은행들에 '국제회계기준(IFRS) 대손충당금 방법론 및 대손준비금 연구검토'라는 공문을 보내 대손준비금 적립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부터 시중은행들은 IFRS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IFRS 방식은 이미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만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어 기존에 적립하던 방식에 비해 대체로 액수가 작다. 이 차이를 이익에서 별도로 분리해 적립하는 방안이 대손준비금 제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 따라 발생한 손실을 규정하는 기준부터 예상손실을 산정하는 방법 등이 제각각"이라며 "보수적으로 기준을 설정해 대손준비금을 많이 쌓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당금과 달리 당기순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배당은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다른 참석자는 "외화유동성 확보와 관련 천문학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달 비용을 감내하더라도 미리 확보해 놓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이 직접 은행장들에게 배당과 내부유보 문제를 언급한 것은 불투명한 세계 경제전망과 함께 최근 은행들의 과도한 배당에 대한 비판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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