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퇴장 IT업계 새로운 절대강자는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10.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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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제프 베조스 두각.. '차이나파워'도 주목

ⓒApple.comⓒApple.com


스티브 잡스의 부재는 애플뿐 아니라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큰 빈자리를 남겼다. 잡스의 사망은 실리콘밸리 1세대들이 퇴장하며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우선 그와 1955년생 동갑내기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고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67)이 현업에 있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잡스의 뒤를 이을 IT 혁명가는 누구일까. 업계에선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첫손에 꼽는다.

무엇보다 잡스와 비교되려면 그저 신제품 개발이나 경영만 잘해선 부족하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게임 체인저'라야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구글의 페이지는 애플의 잡스에 비교될 만하다.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기술의 진보 방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능력 △회사 사업 구조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과감성 △비전 △팀워크 등을 고려해 페이지를 IT업계의 최고 CEO가 될 만한 인물로 꼽았다.

페이지는 온라인 검색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기존에 볼 수 없던 검색 스타일을 창조해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제 '구글'이란 단어는 '검색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구글엔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도 있지만 개발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자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페이지가 돋보인다. 페이지는 또 사업 초기에 경영베테랑인 에릭 슈미트를 영입하는 판단력과 그와 함께 회사를 키우는 팀워크 역량도 보였다.


현재 페이지는 모바일 시대의 성장동력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소셜네트워크(SNS)인 '구글+(플러스)' 등이 기존 캐시카우인 검색 분야를 뛰어넘을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모토로라 인수로 휴대전화 사업에 본격 뛰어든 것도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설명= 이름-나이-창업 회사-대표작 순.▲설명= 이름-나이-창업 회사-대표작 순.
또다른 IT 영웅 후보는 아마존닷컴 창업주 제프 베조스다. 그는 잡스와 인생 역정이 닮았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그의 어머니는 10대에 제프를 낳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고 이내 쿠바 출신 기술자 미구엘 베조스와 재혼한다. 제프의 성이 요르겐센에서 베조스로 바뀐 사연이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을 잘했던 베조스는 29세이던 1994년 온라인서점 아마존을 세운다.

베조스는 아마존을 세계 굴지의 온라인장터로 키운 데 안주하지 않고 2000년대 들어 전자책(e북) 리더기 킨들, 올해는 저가형 태블릿PC '킨들 파이어'를 잇따라 선보였다. 온라인 유통업체로 출발,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전방위 IT 기업이 된 것인데 PC라는 제품으로 시작해 앱스토어라는 유통망으로 사업을 넓힌 애플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베조스는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두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온라인 유통 환경, 킨들 파이어의 성공 여부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IT 1세대'로 잡스, 2세대로 페이지나 베조스를 꼽는다면 그보다 젊은 스타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빼놓을 수 없다. SNS의 대명사인 페이스북은 빠른 시간 동안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깊이 침투하며 다른 업체가 넘보기 힘든 아성을 쌓았다. 페이스북이 불씨를 지핀 '네트워크'라는 화두는 구글과 애플 등의 클라우드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주커버그가 새로운 세상을 창조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마치 잡스가 자신이 만든 PC시대의 패러다임을 태블릿PC(아이패드)를 통해 스스로 무너뜨렸듯 주커버그 역시 자신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밖에 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 온라인 결제시스템 페이팔의 공동설립자인 엘런 머스크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머스크는 전기차 업체 텔사를 경영하며 또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제2의 잡스가 미국에서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IT 산업을 볼 때 유력한 후보는 중국인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중국 최대 온라인장터 알리바바의 마윈 대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리옌홍(로빈 리) 회장이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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