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월가점령 시위 두둔..은행 때리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10.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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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해 못하는 파생상품 칵테일"

오바마, 월가점령 시위 두둔..은행 때리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확산일로인 '월가점령' 시위가 지금의 금융권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월가의 은행들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회견을 열고 "월가 시위대는 우리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공화당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와 함께 금융 섹터는 사사건건 우리와 싸웠지만 이 사람들(시위대)은 이런 변화를 거둬들이고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권을 겨냥, "은행들은 숨어 있는 수수료, 사기와 같은 일이나 아무도 이해 못하는 파생상품 칵테일에 기반해서는 경쟁할 수 없을뿐더러 전체 경제를 엄청난 리스크에 빠트린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술 더 떠서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주된 경제공약이 '우리를 수렁에 빠트린 (월가의) 악습을 막기 위한 경제 개혁을 없애자'일 것"이라며 "이건 미국인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시간여 진행된 이날 백악관 회견에서 자신이 제안한 4470억달러짜리 일자리 창출 법안이 통과돼야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 전날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일자리 법안 재원 마련을 위해 소득 100만달러 이상인 경우 부가세를 물리자고 제안한 것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처럼 강경한 발언은 2012년 대선 도전을 앞둔 정치적 노림수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경제악화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오바마로서는 점차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월가 점령 시위를 외면할 수 없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치권 일각의 '월가 때리기'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포퓰리즘이라는 반론도 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에만 집중한 나머지 공화당과 함께 경제를 살리지 않고 나라를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프론트 버넷&어소시에이츠의 마셜 프론트 회장은 "하원의원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는 대통령"이라며 "그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계급 전쟁(class war)"이라고 말했다.

한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도 이날 월가 점령 시위에 공감을 표시했다.

피셔 총재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사람들이 매우 실망했고 그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며 "우리의 소득이 지나치게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너무 오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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