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교란 주범' 경고음, 한국 증시도?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1.10.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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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출렁거리면서 파생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유동화전문회사(SPV)가 은행시스템 위기를 심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번 유로존 위기 때는 ETF 상품이 투자자 보호와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TF 시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는지 재점검이 필요하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5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융감독당국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ETF가 거래 상대방과 파생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불완전 판매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TF는 1989년에 주가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갈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투자 방법으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ETF가 주가 지수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합성 상품으로 진화하면서 상장지수상품(ETP)이라는 이름으로 거래소가 아닌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ETP 상품을 유럽 은행들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유럽 위기로 자금을 인출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ETF 시장이 2위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 8월부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 ETF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하루평균 ETF 거래금액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거래금액이 3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이상 늘어났다.


특히 주가가 하락할 경우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와 일반 ETF에 비해 두배로 오르내리는 '레버리지' ETF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당국에서 시장과열을 막기위해 위탁증거금율을 높이고 신용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국내는 외국과 다르게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의 경우 통화와 상품, 채권,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등으로 영역을 넓혀 가면서 점점 더 구조가 이해하기 어렵게 복잡해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리스크와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ETF 시장이 시작단계이고 상품 구성이 해외에 비해 다양하지 못해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도 ETF과 각종 파생상품과 결합되거나 투명성이 떨어지는 장외에서 거래되더라도 거래가 안 되는 상품들도 많다"며 "투자자들이 많이 찾고 거래가 활발한 상품은 금융당국에서도 시장 감시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큰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ETF의 경우 현물 베이스가 대부분이고 지수만을 추종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라며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사는 사람 없이 '팔자'는 사람만 있을 경우 유동성공급자(LP)가 팔려는 주식을 받아 현금화 시켜 환매해주는 과정에서 주가가 크게 변동해 시장을 교란시킬 수는 있지만 이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해서도 거래소가 장내파생상품의 청산ㆍ결제기능도 갖고 있어 현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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