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가 우편함을 꺼낸 편지에는 '사과' 모양이 그려져 있다. 1994년 국내에 개봉한 '포레스트 검프'의 한 장면이다. 당시 이 장면은 낯설어 사람들은 어디에서 웃어야 할 지 몰랐다.
하지만 다시 이 장면을 보면 이제는 누구나 이해한다. 6일 고인이 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서 알려지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네모난 MP3플레이어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애플 '아이팟'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밤새워 줄을 섰고 출시 열흘만에 10만대가 팔렸다. 그해 아이폰은 출시 한달만에 20만대가 팔렸고 아바타와 함께 한국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2010년에는 아이폰4와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인기는 더욱 커졌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비법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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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애플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애플코리아의 매출도 급성장했다. 애플코리아가 2009년 유한회사로 전환해 정확한 매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코리아가 2010 회계연도(2009년10월~지난해9월말)에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도 1780억원보다 10배 늘어난 수치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한국 IT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 하지만, 한국정서에서 '애플식' 비즈니스는 곳곳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아이폰 사후서비스(AS) 문제로 소비자불만이 커지고 경쟁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애플은 그제야 무릎을 꿇고 AS를 개선했다. 게다가 국내 고용 인력은 미비하고 국내에서 얻은 수익은 그대로 해외로 흘러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한국IBM이나 한국HP 등 다국적 IT기업들이 국내에 지사를 만들면서 고용은 물론 사회공헌활동까지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