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다문화주의의 현실과 미래

머니투데이 로스 기즈멘 인베스트코리아 투자홍보위원 2011.10.0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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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다문화주의의 현실과 미래


최근 다문화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혼이주 외국인 여성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문화주의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도 반 다문화주의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국 내 외국인 체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다문화주의에 저항하는 단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의 총기 테러와 영국의 폭동사건 등 국제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버스에서 노인을 폭행한 사건으로 한참 시끄러웠습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2011년 8월 통계에 따르면 한국 총인구의 3%인 약 141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반해 노르웨이나 영국 등은 외국인 체류자가 10% 정도에 달하고 쿠웨이트, UAE, 카타르 같은 중동국가들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외국인 체류자입니다. 그리고 한국 내 외국인 체류자의 약 33%는 한국 문화와 언어에 능숙한 중국 동포입니다.

위와 같은 통계에서 보듯이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외국인 체류자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문화주의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이전에 비해 외국인 체류자가 크게 증가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문화 교류도 빈번해졌기 때문입니다.



다문화주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정부의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제가 외국인 입장에서 바라보건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외국인 지원 프로그램 등은 우호적인 제스처로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이 다문화 사회가 어떠한 사회고 다문화 사회가 된다는 것은 한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언론과 인터뷰한 외국인노동자대책시민연대 대표는 "정부의 다문화정책은 아직 국민적 합의를 얻지 못한 상태"라는 발언을 했는데 저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다문화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다문화주의는 인종이 다른 외국인들이 그들의 문화를 버리고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인가, 혹은 각기 다른 인종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다인종을 받아들이는 미국식 방식을 채택할 것인가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인 이주는 한국에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연구인력과 사업능력 등을 가지고 있는 특정 이주자들은 한국 경제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인 결혼이주자들의 증가는 저출산 문제로 시름이 깊은 한국 사회에 또다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들은 한국 사회 내 잠재적 사회비용 증가라는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으로 또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다문화주의가 인종과 문화를 넘어서 어우러질 수 있다면 한국에 진정 어떤 의미일까? 한국 사회가 외국인 이주자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러한 문제들에 답하기 위해 다문화 사회로 발생할 변화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정책들을 수립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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