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는 '反월가' 시위를 어떻게 볼까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10.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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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는 '反월가' 시위를 어떻게 볼까


'냉혹한 자본주의의 악마'에서부터 '박애주의 자선사업가'로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헤지펀드의 거물 조지 소로스는 반(反) 월가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이번 시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소로스는 3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해 질문을 받고 "그들의 견해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로스는 그러면서 반월가 시위대뿐 아니라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Tea Party)'가 보여준 분노는 금융권의 처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솔직히 말해, 시위대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2008년 위기 이후 8%에서 28%로 증가한 상황에서 영세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업을 꾸려갈 정도의 신용에 의존했기 때문에 상당수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로스는 "하지만 금융권에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부실자산을 처리해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결정은 금융권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이후에 고액의 보너스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월가 시위대와 티파티는 차이를 보이지만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금융권에 대한 반응에선) 상당히 닮아 있다"고 덧붙였다.

소로스는 1992년 영란은행을 상대로 파운드화를 놓고 맞대결을 벌여 일주일 만에 10억달러가 넘는 돈을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소로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프리카 시골 마을을 개발하는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에 274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프로젝트를 위해 최대 2000만 달러를 대출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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