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궈핑안(中國平安) ‘9.26 저주’의 원인은?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0.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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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워치]지급준비율 하락에 따른 부채상환 능력 의문 제기

중궈핑안(中國平安) ‘9.26 저주’의 원인은?


중국의 대표적 보험회사인 중궈핑안(中國平安) 주가가 지난 9월26일 9.58%나 폭락한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3년전인 2008년 9월26일에도 8.25%나 급락해 ‘9.26의 저주’가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중궈핑안 주가가 폭락하자 여러 가지 근거 없는 루머가 나돌았다. △벨기에의 포티스그룹(Fortis Group) 주가가 재무위기로 폭락했는데, 포티스그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중궈핑안도 160억위안(2조7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HSBC가 보유중인 중궈핑안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중궈핑안이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궈핑안이 투자한 이탈리아 국유은행의 파산할 경우 200억위안의 손실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 등이었다.



중궈핑안 관계자는 이런 루머에 대해 모두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부인했다. 자오샹(招商) 샹차이(湘財) 싱예(興業) 등 주요 증권사 분석가들도 이런 루머들이 중궈핑안 주가를 크게 끌어내린 요인이 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중궈핑안 주가는 9월26일에 폭락한 뒤 계속 떨어지고 있다. 중궈핑안 A주(상하이증시에 상장돼 중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주가는 지난 9월30일 전날보다 0.48위안(1.41%) 떨어진 33.57위안에 마감됐다. 4일 전인 26일, 전날보다 3.64위안(9.58%)나 폭락한 34.47위안에 마감된 것보다 0.9위안(2.61%)나 더 하락한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가 당일 2359.22에 마감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중궈핑안의 주가 하락폭은 비정상적으로 컸다는 지적이다.

중궈핑안이 ‘9.26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증시전문가들은 중궈핑안의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져 부채상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보험감독위원회가 중궈핑안의 10년만기 후순위채권을 40억위안(6800억원) 발행을 이미 승인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중궈핑안의 지급준비여력을 안정권으로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궈핑안의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중궈핑안의 생명보험 지급준비율은 158.1%로 작년말(180.2%)보다 22.1%포인트 떨어져 보감위가 제시하고 있는 최저지급준비율(150%)를 위협하고 있다.


중궈핑안의 지급준비율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주가 하락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8년 상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후선300지수(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300개로 산정한 주가지수)가 48% 폭락하면서 중궈핑안의 지급준비율은 2007년말 287.8%에서 2008년6월말에 121.3%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9월26일까지 후선지수가 작년말보다 12.9% 하락하면서 중궈핑안의 지급준비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샹차이(湘財)증권에 따르면 중궈핑안이 지급준비율을 180%로 올리기 위해선 적어도 70억위안의 자금이 보충돼야 한다. 이미 승인받은 40억위안의 후순위 채권 발행 외에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추가 발행 등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중궈핑안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중궈핑안의 ‘9.26 저주’가 주식 매수의 좋은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9월26일, 중궈핑안 A주가가 8.25% 급락한 뒤 추가로 30%정도 더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개월 정도 약세를 보인 뒤 대세 상승세로 돌아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궈핑안의 주가하락이 지급준비율 하락 때문이라면, 이런 경험에 의한 주식 매수는 위험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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