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번 무디스부사장 "저축銀·유럽위기, 韓등급 영향안줘"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2011.09.3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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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관리 양호...유럽銀 자금회수위험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톰 번 무디스부사장 "저축銀·유럽위기, 韓등급 영향안줘"


톰 번 무디스 국가신용등급그룹 부사장(사진)은 29일(현지시간) 최근 저축은행사태와 유럽위기가 한국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톰 번 부사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은 입장과 함께 A1 인 한국신용등급과 '안정적' 등급전망을 재확인했다. 그는 1997~1998년 환란때 조사단장으로 참여하는 등 20여년 가량 한국 국가 신용등급 업무를 지휘해왔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와 관련 "은행 수신에서 불건전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한국 정부가 조기 대응에 나선 만큼 한국 은행산업 안정성을 해칠 시스템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은행산업의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한국 은행들의 자금조달 구조가 취약하고 한국의 가계부채 부담이 Aaa등급인 영국이나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것은 옐로우카드"라며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이 급락해서 한국의 은행들이 파산위기를 만날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줄어야 한국의 신용등급이 Aa 대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위기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의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많이 의존해온 유럽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할 위험이 있다"면서도 환란에 준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은 배제했다. 톰 번 부사장은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외환보유상황이 크게 개선됐으며, 은행의 예금대비 대출비중이 개선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은행들이 외화자금 유출에 예전보다 잘 대응할 처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톰 번 부사장은 2008년 3분기 80%가 넘던 외환 보유액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작년 4분기 50%밑으로 떨어진 것을 높이 평가했다. 외화자금 유출에 대한 대응력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그간 부족한 외환보유액 문제는 대북리스크, 민간 가계부채 리스크와 더불어 국가신용등급 상승을 막는 단골요인으로 꼽혔던 사안이다. 톰 번 부사장은 "외환보유액 상황이 개선되면서 리파이낸싱 수요가 줄어든 것이 한국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매겨진 이유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 9월 외국인 주식자금유출액이 18억달러로 2008년 9월의 40억달러에 비해 절반도 안된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경제적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증거"로 꼽았다. 톰 번 부사장은 올해 한국경제는 3.5~4.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유럽위기 전망과 관련, 번 부사장은 "2008년 위기의 재연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2008년과 달리 유럽은행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려져 있고 유럽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해결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리스 등 유럽 주변국이 무질서한 디폴트를 낼 가능성도 낮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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