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에는 ○○○이 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9.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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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차이나]30일 중국 2000개 영화관서 개봉

30일부터 중국 2000여개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30일부터 중국 2000여개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30일 중국 2000여개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엄마 닭과 오리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관객을 찾는다.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은 한국처럼 쉽지 않은 상황. 중국에서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영화 중 ‘쿵푸 팬더 1,2’를 제외할 경우, 중국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시양양(喜羊羊)’ 시리즈가 2011년 1억4000만위안(약240억원)의 흥행을 기록했다. 중국 영화산업 규모로 봤을 땐 그다지 큰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은 중국에서도 상당히 흥행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춘졔(중국의 설)과 함께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1일, 건국기념일)에 상영하는데다 한국에서도 높은 관객만족도를 바탕으로 롱런하며 흥행을 거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마당을 나온 암탉’은 흥행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재미 박진감 스토리’가 있다. 영화가 시작된 뒤 끝날 때까지 90분 동안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빠져들 정도로 재밌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각자의 눈높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재미의 뼈대는 긴장이 풀어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긴박한 상황 반전이다. 중매쟁이 수달(달수)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나그네(아빠 청둥오리)와 너구리의 목숨을 건 싸움, 암탉(새싹)과 초록(나그네 및 새싹의 아들)의 갈등 및 너구리와의 전투, 초록의 날기 훈련 등….

게다가 재미와 박진감을 하나로 묶어주는 스토리가 있다. 편안함과 고정관념에 둘러 쌓인 ‘마당’을 스스로 박차고 나와 곳곳에 스스로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광야를 선택하는 암탉의 도전, 철새와 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능한 일인 줄 알면서도 너구리를 공격하다 한쪽 날개를 잃어 날지 못하게 된 뒤에도 계속 너구리와 싸우다 목숨을 잃는 나그네, 나그네와 그 아내의 목숨을 빼앗은 뒤에도 암탉과 초록을 잡아먹기 위해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너구리가 “굶주린 새끼들에게 젖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고 하는 독백…

스토리의 백미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보다 큰 뜻을 펼치라”며 아들 초록과 생이별 한 암탉이 눈 덮인 들녘에서 먹을 게 없어 고통스러워하는 너구리를 보며 “그래, 나를 먹으렴. 그래서 너의 아이들에게 젖을 주려무나”라고 말하며 기꺼이 먹이가 되는 마지막 장면이다. 마당을 떠난 도전이 초록과의 갈등을 거쳐 살신성인으로 마무리되는 암탉의 모험.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으로 중국인들을 향해 도전과 사랑과 화해(和諧)의 메시지를 전할 ‘마당을 나온 암탉’. 간 큰 암탉을 통한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의 감정이입의 큰 물결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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