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도시형생활주택 '얌체상술'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1.09.3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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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길 잃은 전·월세대책(2)]전용면적에 주차장까지 포함…수익률은 과대포장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이 고분양가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분양업체의 얌체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조금이라도 싸게 보이기 위해 실제 주거공간인 전용면적 기준 대신 주차장 등 공용면적을 포함한 계약면적으로 계산해 평당가를 낮춰 잡거나 인근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어서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이 호화시설 도입 등 고급화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분양가격이 가구당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

종로구 충신동 '종로CS타워'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A타입의 분양가는 1억8033만~1억8736만원으로 평균 1억8385만원이다. 입주자모집공고상 공급면적(전용면적+계단·통로 등 주거공용면적) 34.39㎡인 이 주택의 전용면적은 21.94㎡로, 공급업체는 공급면적에 주차장 면적을 포함한 계약면적이 38.75㎡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설명대로라면 해당 주택의 3.3㎡당 분양가는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1767만원이고 기준이 계약면적이면 1568만원이다. 입주자모집공고상 실제 주거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3.3㎡당 277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주택의 분양 소개에는 이런 내용은 빠져 있다.

 현재 인터넷 블로그에 떠 있는 '종로CS타워' 분양 소개글에는 '3.3㎡당 1100만원'으로 게재돼 있다. 해당 글을 올린 분양상담사는 "블로그에 올라가 있는 분양가는 같은 건물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가격"이라며 "계약면적 기준으로 오피스텔이 1100만원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조금이라도 싸게 보이게 하기 위해 오피스텔 평당가를 아무런 설명없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것이다. 오피스텔도 별다를 게 없다. 같은 건물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의 경우 29.82㎡ 분양가는 1억5990만원이다.


상담사 설명대로 계약면적 기준으로 따져보면 3.3㎡당 1125만원이다. 하지만 이 역시 도시형생활주택과 마찬가지로 전용면적에 공용면적을 더한 공급면적 기준으로 보면 3.3㎡당 1353만원으로 가격이 뛴다.

 일부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면적이 아닌 발코니와 같은 서비스면적을 포함한 계약면적으로 3.3㎡당(평당) 분양가를 계산해 가격이 싼 것처럼 눈속임을 하기도 한다.

모집공고에 서비스면적을 전용면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 분양현장에서는 발코니 면적을 전용면적으로 합산해 설명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한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다보면 모집공고와 달리 발코니 면적 등을 포함해 3.3㎡당 분양가를 얘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분양광고 등에서 발코니 등 서비스 면적을 전용면적처럼 표기하는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울리는 도시형생활주택 '얌체상술'


 수익률 과대포장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강남구에 들어서는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 관계자는 "은행 대출 70%를 받아 5000만원의 본인자금만 있으면 세제혜택까지 받아 연간 7~1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인근 시세를 감안하더라도 신축 건물이기 때문에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비용과 각종 수수료, 공실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분양업체들이 주장하는 연 7~10%대 수익률은 허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라건설이 서초구 서초동에 분양한 '한라비발디 스튜디오193'의 경우 전용면적 19.99㎡의 분양가는 2억4650만원으로, 인근 시세를 감안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받는다면 수익률은 연 4.8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각종 수수료와 금융비용, 공실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제외하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 감가상각도 감안해야 한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증가하는 것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경쟁이 심화되면 임대료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실적은 총 3만7051가구로, 지난해 전체 실적 2만529가구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동산114 이미윤 연구원은 "임대수익률 계산시 초기 추가비용 부담과 투자 이후 공실기간 등을 고려해 실질 임대수익률을 산정, 은행금리보다 높게 나오는지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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