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팔의 외환중계] 유로존 상황 호전 불구, 변동성 장세는 지속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2011.09.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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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해법 기대감, 리스크 선호도 상승으로]

유로존 해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적인 리스크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 먼저 지난 밤 그리스 의회는 부동산 세금인상에 대한 표결을 통과 시켰다. 이를 통해서 6차분 구제 금융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트로이카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다음 달 자금지원의 가능성을 높였고 시장은 이를 통해서 그리스의 재정긴축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슬로베니아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역할 강화와 대출 확대를 승인한 점도 시장 분위기 완화에 도움이 되었다. 슬로베니아는 최근 연립정부가 의회 신임을 받지 못해 해체되면서 표결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표결 통과를 통해서 그리스 위기 해결을 위한 한 고비를 넘겼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소식들과 더불어 ECB는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에게 12개월 만기의 대출금을 무제한 제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은행주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은행지수가 최근 저점 대비 10% 이상 반등했고 유럽과 뉴욕증시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위험통화들의 강한 반등세를 유도했다. 뉴욕 거래시 유로/달러는 1.36달러 중반대, 호주달러/달러는 0.99달러 후반대까지 상승하면서 역외 달러/원은 장중 한 때 1165원까지 하락했다. 뉴욕증시가 장 막판 상승폭을 줄이면서 역외 환율은 1173원대에 마감했다.

[환율 하락세는 제한적일 듯]

오늘 환율이 어제 종가 대비 6원 10전이 하락한 1167원에 개장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개장가를 저점으로 반등하면서 환율의 하락세가 녹록하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 유로존 해법에 대한 여러 긍정적인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여러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까이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저녁에 핀란드 의회에서 유럽재정안정자금의 역할 강화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며 다음날에는 독일 의회에서의 표결이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 여당 13명이 반대표 내지 기권의사를 밝혔으며 독일 재무장관은 스페인 경제장관과 함께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표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하겠다. 그리스 구제 금융 해법에 있어서 핵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채권단의 부채 탕감 비율에 대해서도 유로존 17개국 중 최대 7개국이 더 늘릴 것을 주장하면서 나머지 열 개 나라와 의견을 달리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구제를 향한 길은 아직도 첩첩 산중이라고 하겠다.

* 미국 지표 여전히 부진…수출업체 네고 출회도 제한적

유럽에서의 불확실성과 함께 미국에서의 지표들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7월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하락세를 보였고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위험통화들의 반등세가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여건들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는 장 막판에 이러한 부담감을 반영하면서 상승폭을 크게 줄였고 위험통화들 역시 반등 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호주달러의 경우 하락폭이 커지면서 최근의 반등 추세를 이탈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비록 월말로 다가오고 있지만 환율의 방향성이 하락세가 확연하지 않는 한 업체들은 네고의 출회를 최대한 자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1100원 후반대에서 정체되기 쉬운 환경이다.

[향후 전망]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와 이어지는 유로존 탈퇴로 인해서 시장이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유로존 국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가 질서있는 디폴트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금년 말경에는 환율은 1100원 초반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가 유로존의 의미 있는 안정을 암시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1000원 대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최소한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의 재 실사가 끝나고 6차 지원분이 지급되는 10월 중순까지는 현재와 같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시장이 고려하고 있는 유로존 해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그리스 채무를 작게는 50%에서 크게는 70%까지 탕감해 주는 것이다. 그리스의 채무부담을 절반 이상으로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그리스 국채를 샀던 민간투자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가 된다. 지난 7월에 합의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 금융 안에서는 민간투자자들이 21%까지 부채를 탕감해 주도록 합의를 한 바가 있다. 그러나 이처럼 탕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간투자자들이 50%에서 70%까지 손해를 보더라도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해서 원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하는 것 보다는 낫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기 때문이다.

2. 현재 4400억 유로 규모인 유럽재정안정 기금을 2조 규모로 늘려서 그리스 같은 고 위험 국가의 부채를 사들이는 방안이다. 그리스의 부채 규모는 현재 약 3500억 유로 수준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리스의 자구 노력에 대해서 시장이 크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리스의 디폴트 이후에 도미노 효과로 인한 유럽과 전세계에 미칠 악영향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 압도적인 대규모 자금의 투입이 불가피 하다는 판단을 시장은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독일과 스페인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독일의 반대 입장 표명은 S&P가 참여국가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한 점이 배경이 되고 있다.



3. 앞서 언급한 유럽재정안정 기금의 일부를 활용해서 특수목적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때 생긴 자금을 활용해서 고 위험 국가들의 국채를 사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https://twitter.com/FXJung)

오늘의 예상 range: 1165원과 1180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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